ETF·채굴주 넘어선 ‘비트코인 간접 투자’…개인·기관 모두 몰린다
오는 하반기, 한국도 법인 투자 길 열릴 것으로 예고
"비트코인은 안 사도, 비트코인을 사는 기업 주식에는 관심이 많아요."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지만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기업 주식에 투자한다는 한 투자자의 말이다.
직접 투자 대신,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쌓는 상장사들의 주가에 올라타는 방식으로,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흐름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메타플래닛, 게임스탑처럼 비트코인을 실질 매입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들의 주식은 ETF·채굴주를 넘어선 '간접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밈주식'으로 이름이 알려진 게임스탑(비디오 게임 소매업체)은 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하며 자산화 전략에 나섰다. 사업자체는 비트코인과 사업 연관성이 크지 않지만 오프라인 사업 부진 속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재무 전략 일환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앞서 재무제표에 암호화폐 항목을 반영한 데 이어, 구매 한도도 두지 않았다. 사실상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전략을 따르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미국 MSTR는 지난 22일(현지시간) 21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매각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이 회사는 현재 57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상장사 중 최대 보유량을 기록 중이다. 기업 실적보다 비트코인 매입 전략이 주가를 좌우하는 수준으로, 기관투자자들도 ETF보다 MSTR 주식을 비중 있게 편입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을 넘어 아시아에도 일어나고 있다. 일본 투자회사 메타플래닛도 최근 5000만달러 규모의 보통주 채권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오는 2026년까지 2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축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보유량은 약 7800개로, 최근 주가 급등의 배경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올 하반기부터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사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매매를 위한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할 방침이다. 그간 법인은 국내 거래소를 통한 직접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했으나, 제도 변화로 기업의 비트코인 자산화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상장사 중 위메이드, 네오위즈홀딩스, 비트맥스 등이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비트맥스는 최근 29개를 추가 매입하며 총 194개를 보유, 위메이드를 추격 중이다.
특히 MSTR를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콜형 월배당 상품인 'TIDAL TRUST II YIELDMAX MSTR OPTION INCOME STRATEGY(MSTY)'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약 3억 달러 규모의 순매수가 집중되며 간접 투자 열기를 입증했다.
한편 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 글로벌 통화량 증가, 규제 명확화 등의 영향으로 가상자산 상승장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위한 예산 중립형 매입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블랙록은 자사 비트코인 ETF 보유량을 최근 25% 확대하며 투자 비중을 늘렸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기업 재무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 자산화 기업의 주가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투자 수단 다변화로 인해 특정 기업의 '비트코인 프록시'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STR처럼 잦은 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경우,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이 희석되며 기대보다 낮은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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