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의 일방적인 구애 전략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지 혹은 반(反)이재명 전선에 힘을 합칠지를 판가름하는 운명의 한 주가 다가오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지지율 선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드는 흐름에 보수 진영 단일화가 판세를 뒤흔들 '마지막 카드'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하지만, 개혁신당 입장에선 지난 18일 열린 1차 TV 토론 이후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10%가 넘는 조사가 나오며 '해볼만한 싸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에서 10%를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고, 이준석 후보가 기세를 몰아 대선 때 15%를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측은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긋는 상황이다. 대선 투표용지도 25일에 인쇄작업이 들어가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건 불가능해졌다.
사전투표 시작 전까지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투표 당일 6월3일에 제공되는 투표 용지에는 이준석 후보 이름 옆에 '사퇴'라고 명시되지 않는다. 그저 투표소에 이를 알리는 안내문만 게재된다.
다만,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오는 29일 전까지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하면 즉석에서 인쇄되는 사전투표 용지의 특성상 사전투표 용지에 '사퇴' 후보가 표시된다. 사실상 5월29일이 최종 데드라인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를 넘길 경우 단일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조급한 건 국민의힘이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공주 지역 유세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 각도에서 (이준석 후보와) 만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언제까지 한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적으로 원래 우리는 한 뿌리였기 때문에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선대위 지도부는 연일 이준석 후보를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한 뜻으로 이준석 후보를 설득하는 것과 달리, 미국 하와이에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본인의 온라인 청년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이준석 후보의 독자 대선 완주를 응원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띄웠다. 당의 입장과는 완전히 다른 발언이다. 이에 이준석 후보도 "하와이에서 온 메시지의 뜻은 명확하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무시받지 읺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모두 투표장으로 나가달라는 메시지"라며 독자 완주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실제로 두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질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날 <메트로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 상황에 대해 단일화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채 교수는 "단일화가 두 후보간의 지지율 단순 합산이 아니라 빠져나가는 표가 이재명 후보에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며 "빠지는 표보다 들어오는 표가 더 많다고 생각이 들면 단일화를 할텐데, 단일화를 해도 표 이탈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한 다음에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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