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4개월만에 취급액 100억원 돌파…틀림 없는 '블루오션'
내국인보다 큰 리스크…채무불이행 후 해외로 도주하면 추심 어려워
신규 대출 수요를 발굴하기 위한 저축은행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의 서민금융기관 이용을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200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저축은행이 신규 수요로 보고 있는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은 연간 8.5% 증가하면서 상승곡선을 그렸다.
외국인 대상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등이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하이-OK론'과 '웰컴외국인대출' 등을 함께 운영하면서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웰컴외국인대출은 출시 후 4개월 만에 취급액 100억원을 달성하면서 외국인 대출 시장이 '블루오션'임을 입증했다.
저축은행이 외국인 대상 대출을 시행한 배경에는 리테일(소매금융) 시장 발굴 차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취급에 제동이 걸린 데다 고금리 지속에 중저신용차주 대상 신용대출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과거 '미트론' 등 동산담보대출을 신사업으로 낙점했으나 신용평가모형 구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취급을 중단했다.
신용평가모형이란 대출 대상 집단의 신용을 평가하는 척도다. 저축은행은 외국인노동자의 신용평가 모형을 두고 중저신용차주에서 착안했다는 입장이다. 대출 자격을 'E-9'비자를 발급받은 비전문취업 체류자격자로 한정한 만큼 중저신용차주와 유사하다는 의견이다.
저축은행권에서는 신규 대출 시장을 두고 블루오션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전방위적인 확산에 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중소저축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차주의 신용평가모형을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것이 리스크로 작용하는 데다 제도적인 한계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내국인과 소득수준이 유사하더라도 연체 가능성이 더 높다는 해석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액의 세금체납을 제외하면 해외 출국에 별다른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별도의 형사고소와 출국금지신청이 가능하지만 연체 전 자국으로 돌아가면 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자칫 연체채권(NPL)만 증가할 우려다.
중소저축은행은 외국인 대출 시장의 운용 결과를 지켜보겠단 전략이다. 대형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외국인 대출 상품의 만기가 최대 3년인 만큼 만기 후 연체율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외국인 대출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기까지 최소 2~3년은 더 필요하다는 것.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공단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분포한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외국인 대출을 원활하게 공급한다면 지역여신 확대와 수익성 제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은 만큼 리스크를 키울 우려가 있어 아직은 지켜보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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