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7일 본회의를 열고 상법 개정안과 내란 특검법안 등 행정부 수반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8개 법안을 재표결한 결과, TV 수신료 통합징수가 골자인 방송법 개정안을 제외한 7개 법안이 부결돼 최종 폐기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붙인 법안은 내란특검법안(윤석열 정부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명태균특검법(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상법 개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개정안으로 총 8건이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재표결 법안 부결에 뜻을 모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우리당의 108석은 이재명 세력의 악법 폭주를 제어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우리가 하나로 뭉쳐 입법 폭주를 막는 것이 소수당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부결의 뜻을 모았다.
이날 경영계의 관심을 모은 건 법인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재의결 여부였다. 상법 개정안은 이날 총 투표수 299표 중 찬성 196표, 반대 98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상법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시해 이사회가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결정을 했다면, 그 결정에 동의한 이사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TF(태스크포스)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자본시장에서는 지배주주가 회사의 재산과 이익을 곶감 빼먹듯 빼먹고, 하루 아침에 우량주가 불량주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일한 사안도 정부가 추진하면 찬성하고 특정 정당이 추진하면 반대하는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본회의 표결 때는 상법 개정안 표결에 기권표를 행사했지만 이번 재표결 때는 찬성표를 행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승계 자금 마련용'이라는 의혹을 받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를 계기로 찬성 표결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제는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고 전체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마련할 때가 됐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박스피'라는 오랜 오명을 벗고 자본시장을 밸류업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경영계에선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추진에 대해 내내 반대 입장을 표해왔다. 경영계는 상법 개정안을 두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입법 목적은 달성하기 어려운 반면, 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위한 투자 저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 등 기업 경영에 미칠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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