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정산 대금 지연 문제로 농축산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홈플러스가 납품 계약을 재개하지 않는 일부 대기업 협력사 및 관련 단체를 향해 2차 농가 피해 책임을 묻자, 이에 농업인단체는 홈플러스가 적반하장 논리를 펼치고 있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농축산 납품 업체와의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홈플러스가 자사와 납품 재개를 하지 않는 기업 및 단체를 직접 언급하는, 강경한 입장문을 내면서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3일, 22개 농축산단체들로 구성된 한국농축산연합회가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농축산물을 유통하는 농축산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농축산업계 피해가 커진 책임은 자사와 납품 재개를 하지 않고 있는 대기업 협력사 및 단체에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측은 "서울우유 등 소수의 일부 대기업 협력사가 회생채권 전액 즉각 변제, 물품 대금 현금 선납 조건을 요구하며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거래 규모를 축소했다"며 "이는 일부 대기업과 주요 이해단체들이 정상화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자신의 몫만 챙기려는 '비 오는 날 우산 뺏기' 식의 무리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농축산물 관련 대형 협력사의 경우 영세한 2차 협력사 또는 농축산 농가들이 제품의 원료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1차 협력사가 갑작스럽게 물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납품량이 줄어드는 등 그 피해가 2차 협력사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농협경제지주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농협경제지주는 변제하지 않은 미지급 회생채권이 없고 모든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음에도 단순히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채권 한도를 대폭 축소하였다"며 "지역단위 농협 중 상당수가 거래가 중단되거나 축소됨에 따라 많은 쌀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농축산연합회는 곧바로 성명문을 내고 홈플러스가 책임을 전가하려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축산엽합회는 "홈플러스가 농협경제지주,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농축산업계에서 일방적으로 납품을 중단해 2차 협력사와 농가들의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난데없이 연합회의 전향적인 결정을 요구했다"며 "여론의 화살을 농축산업계에 돌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적반하장은 소도 웃을 일"이라며 "홈플러스는 지금이라도 농축산업계 피해에 대해 전국 농업인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운영 정상화를 위한 이행 조치를 내놓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내에서도 홈플러스가 무리한 주장으로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본인들과 납품을 재개하지 않는 기업이나 단체에 강경하게 나올 입장은 아닌 것 같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갈등을 조장해 좋을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로 갈등 국면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마트산업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무책임한 태도가 현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며 오는 5월 1일 '홈플러스 지키기 국민대회' 결의대회를 다시금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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