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여력 충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유상증자 배경에 '승계 의혹'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투자자 보호 최우선"
금감원 "정정신고서 미흡하면 재정정 요구" 예고
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임을 재차 강조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와 관련해 금감원이 제동을 건 이유를 설명했다.
함 부원장은 "증자를 전후한 자금·지분의 이동, 가업승계와 관련한 지분화, 기타 계획하고 있는 여러 사안들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와 이사회가 어떻게 결정했는지 과정을 투자자들에게 세세히 설명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함 부원장은 "유상증자는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주주 가치 희석으로 인한 단기 악재 측면도 있어 균형감 있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심사도 유상증자의 긍정적 측면을 최대한 인정하면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 기본 원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출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투자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특히 유상증자를 선택한 이유와 시점, 자금 사용 목적, 증자 전후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와 그 연관성 등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증자 전후 자금의 이동과 지배구조 재편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함 부원장은 "증자 결정 전후 자금이나 지분의 이동, 승계 관련성을 한화그룹이 제출할 정정신고서에서 확인할 것"이라며 "지분의 이동, 구성과 변경 등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 대금과 관련한 전후 사정이 연관된다면 투자자들은 당연히 (증자 결정의) 시점, 금액, 지분 이동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가지 부분을 궁금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해외 방산(1조6000억원) ▲국내 방산(9000억원) ▲해외 조선(8000억원) ▲무인기용 엔진(3000억원)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유상증자가 단순한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라 그룹 승계를 염두에 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중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발표 직전에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한 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한 사실 등이 겹치며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함 부원장은 "(정정신고서 제출) 이후에도 혹시 기재가 불충분하거나 불성실하다면 당연히 재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정해진 방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발표 이후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굳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이 23조원에 달하며, 순이익도 1조380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