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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M-커버스토리] 한국에서 사는 금이 더 비싸다?...'김치 프리미엄' 20% 붙어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관세 부과 우려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 금 시장에서는 금 투자 '포모(FOMO·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현상이 짙어지면서, 금 현물 공급 부족으로 인한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금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 시세 대비 국내 금 시세가 약 20% 높게 거래되고 있다.

 

ChatGPT로 생성한 '골드바 품귀 현상' 이미지.

◆한국 금에 '김치 프리미엄'은 왜 붙었나...'품귀 현상'이 주요 원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금 현물 가격은 1g당 14만652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 시세와의 괴리율이 20%까지 벌어졌던 14일 대비 10.40% 감소한 수준이다. 금 투자 광풍으로 번진 국내 금 가격 '거품 논란'이 불거지면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종가 기준 국제 금 가격(LBMA 기준)이 2024년부터 올해까지 약 10%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KRX 금 현물 가격은 27.91%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국제 금 가격이 27.22%, KRX 금 현물 가격이 48.08% 오르면서 격차를 보이기는 했지만,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4.53% 하락했다는 요인이 작용했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약 1364원으로 1998년 1395원을 기록한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중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5.3%였으나, 올해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는 1.3%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금 시세는 환율보다 투자 심리에 기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원화 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제 시세보다 20% 가까이 큰 폭으로 상승한 KRX 금 현물 가격은 일각에서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KRX 금 현물 가격에서 누적된 프리미엄은 국내 조폐공사의 골드바 생산 중단, 영국 금 차입 금리(Gold Lease Rate) 급등세 등과 맞물린 '금 실물 품귀 현상'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11일 오후 한국조폐공사는 공사 온·오프라인 판매처 및 13개 금융권 위탁판매처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공지한 바 있다. 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11월부터 골드바 10g과 100g 판매를 중단했었다. 이후 13일부터는 은행 측에 골드·실버바 모두 공급 중단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바에 이어 실버바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정세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증가해 금 한 돈(3.75g)의 가격이 60만원을 넘은 지난 13일 모습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 금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금 가격 조정 시 국제 시세보다 한국 시세 하락 속도가 빠를 수도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제 시세를 원화 가치로 환산한 국내 금 가격은 그램(g)당 약 13만5000원이 적정했지만, KRX 금 현물가격은 16만원까지 돌파했다. 이는 이론적인 가격(부가가치세 등 미반영)보다 과도한 프리미엄이 적용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금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한 만큼 향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급증한 민간 금 수요는 경기 및 정책 불확실성을 헤지하기 위한 투기적 성격이 짙다"며 "과거 불확실성에 따른 헤지 수요 유입은 금 가격의 단기 강세 요인이었을 뿐 시차를 두고 되돌림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KRX 금 현물에서 발생하고 있는 과도한 괴리율은 기초 자산 성과를 따라가는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 내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은 형태가 동일한 만큼 일물일가의 법칙(동일한 상품은 고정적인 가격을 지녀야 함)이 성립되기 좋은 자산이다. 이 때문에 괴리율의 평균 회귀 경향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금 자체에 대한 가격 전망은 여전히 강세 전망이 우세하다. 이 연구원은 "금 현물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될 수 있으나 경기에 대한 우려 및 관세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귀금속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hatGPT로 생성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투자자' 이미지.

◆KRX 금 현물 아닌 국제 금 시세 추종 유리...금 펀드에도 투심 몰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KRX 금 현물보다는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상품이 대안으로 추천되고 있다. 국제 금 시세가 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 부장은 "이론가 대비 과도한 KRX 금 현물 가격상 프리미엄이 해소되기 전까지 금 투자는 고평가된 KRX 금 현물보다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자산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으로는 'ACE KRX금현물'보다는 'KODEX 골드선물', 'TIGER 골드선물' 등을 선호한다고 꼽았다. 이 연구원도 "금에 대한 비중을 KRX 금 현물 지수보다 국제 금 현물 지수(LBMA 등) 또는 금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제언했다.

 

ACE KRX금현물은 국내 유일의 금 현물 ETF로 이달 한때 괴리율이 2%를 넘기기도 했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추정 순자산가치(iNAV)의 차이를 보여 주는 지표다. 금 값이 고공행진하면서 골드바뿐만 아니라 관련 펀드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ACE KRX금현물의 18일 기준 순자산은 약 9878억원으로, 연초 대비 57.44%(약 3604억원) 급증했다.

 

해당 상품을 운용 중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 11일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자체 공시를 올리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ACE KRX금현물의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매수세로 인해 괴리율이 다소 확대된 상황"이라고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도 금 투자 시 단기적인 변동성에 늘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히 지금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레벨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관세 협박이 목적이 아닌 딜을 위한 협상 수단으로 활용되면 금 가격 상단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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