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상대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 유통기업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높은 관세로 미국 수출이 제한되자, 한국을 우회 전략의 거점으로 삼아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가 한국 시장 직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부문에서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테무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홀딩스(PDD)'의 자회사로, 지난해 2월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웨일코코리아유한책임회사'라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에는 한국인 직원을 두지 않고 채용 공고도 내지 않아 직진출보다는 단순 직구 중개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 주요 부서에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며 본격적인 진출 움직임을 보였다. 일부 직군에서는 이미 채용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무는 한국 내 통합 물류 시스템 구축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테무가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프라인에서는 중국 기업인 '미니소'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브랜드 '미니소'는 8년 전 국내에 첫 진출했으나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철수했다. 그러다 철수한 지 3년 만인 지난해 중순, 서울 혜화동에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한국 시장 공략을 재개했다.
실제 중국 유통기업들의 한국 시장 내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애플리케이션 및 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연간 결제 추정 금액은 2021년 1조 1103억 원에서 2024년 3조 6897억원으로 급증했다. 테무 역시 2023년 311억원에 불과했던 결제 추정 금액이 2024년 6002억 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으로 대미 수출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들이 제3국 시장을 공략해 우회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역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자연히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고, 기업들은 다른 시장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를 비롯해 다양한 중국 제품들이 내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 시장을 새로운 판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수요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놨다.
이 교수는 "그럼에도 중국 제품은 품질이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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