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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하남자'의 온갖 변명들

몇년 전부터 커뮤니티에서 많이 쓰이는 말 중 '하남자'라는 단어가 있다. '상남자'의 '상'을 하(下)로 바꿔서 반대의 뜻으로 만든 것이다. 사실 '상남자'라는 말은 마초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어느샌가 소인배라는 말의 반대의 의미로 쓰였고, 하남자는 소인배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하남자들이었구나'라는 감상을 되뇌일 수밖에 없다. '남자답다(상남자)'는 말이 옳은 가치관을 담고 있는가는 다소 의문이 있어 사용을 자제하고 싶은데도 말이다.

 

비상계엄의 사유가 '야당의 의회독재', '부정선거'라며 남탓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포고령 1호부터가 위헌이라는 지적에 '내란 중요임무종사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잘못 작성한 것이라고 떠넘긴다. 이러다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사람도 달라질 기세다.

 

'의원이 아닌 요원' 주장은 '바이든-날리면'이 연상되는 기시감이 들었다. 차라리 계엄이 아니라 '개헌'을 하겠다는 선언에 모두가 놀라 호들갑을 떤 것이라고 주장했으면 재미라도 있었을 것이다.

 

'군인들이 위법·부당한 명령에는 따르지 않을 것을 알았다'는 기상천외한 답변도 있다. 12·3 계엄은 위법하고 부당해서 군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자백인걸까.

 

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증언이 다수지만, 증언을 한 이들을 '연금수령을 위해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본인의 명령을 따른 이들을 연금 때문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음해하는 자들로 규정했다.

 

명절을 앞두고 '유혈 사태가 있었나. 인명 사고가 단 한 건이라도 있었느냐. 정치인들 단 한명이라도 체포하거나 끌어낸 적이 있느냐'는 입장도 전해들었다. 그럼 작년 12월3일 밤 전국민이 생중계로 본 국회의 상황이나, 국회가 공개한 CCTV는 딥페이크 영상이라도 되는 것인가.

 

'모두 내 책임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고 말하기를 기대한 게 잘못이었을까. 계엄 선포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 책임도 오롯이 대통령 령의 몫이라고 여겨야 하는 것 아닐까.

 

국민들은 언제까지 이런 '하남자'식 변명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참아줘야 하나. 하지만 이제와서 '상남자'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마저 들지 않는다는 게 가장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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