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올 한 해 신세계와 롯데를 중심으로 자회사들의 희망퇴직과 비핵심 사업 정리가 잇따르며 경영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희망퇴직과 관련된 구조조정은 대부분 신세계와 롯데그룹의 자회사에서 발생했다. 특히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올해만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첫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에 이어, 지난 6일부터 두 번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마트 사내 게시판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자(2010년 1월 1일 이전 입사), 밴드4(대리)~밴드5(사원) 인력 중 근속 10년 이상자(2015년 1월 1일 이전 입사)다.
연이은 희망퇴직 단행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실제, 이마트는 올해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가 겹치며 재무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한 해 이뤄진 신세계 그룹 자회사들의 희망퇴직 접수는 대부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행됐다.
앞서 신세계 그룹 자회사인 SSG닷컴과 G마켓은 모두 각각 지난 7월과 9월에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신세계디에프 역시 지난달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올 한 해 동안 신세계그룹 주요 유통 자회사들이 줄줄이 사상 첫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롯데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그룹의 롯데온 역시 지난 6월 근속 3년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출범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22년에 이어 지난 8월에 만 43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인력 감소책에 더해 심지어 롯데는 비핵심 사업 매각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6일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을 홍콩계 사모펀드 기업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1조6000억원에 넘겼다. 매각 소식을 알리면서 롯데는 그룹 내 비핵심 사업을 본격적으로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구조조정과 매각이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 대외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그룹의 주요 자회사들이 시장 변화와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며 경영 효율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력 감축은 두 그룹이 유통 시장 전반에 자회사를 많이 두고 있는 만큼, 소비 심리 위축 직격타를 받은 결과에 따른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신세계디에프의 경우는 희망 퇴직자들에게 괜찮은 조건으로 최대한의 퇴직 예우를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내년에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려 매출이 상승되는 게 결국 중요하다. 기업 전반이 어려운 만큼 경기가 살아서 소비 심리가 되살아 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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