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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회사채 담보로 롯데타워...롯데케미칼, '땜질 처방' 우려 확대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롯데케미칼이 최근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며 신용보강에 나섰다. 다만 이번 조치로 당장의 문제는 불식시키겠으나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 들어 3분기까지 660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누적 순손실은 6814억원에 이른다. 지난 2021년에는 1조 53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이듬해부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48%에서 2022년 55%, 2023년 65%, 올해 3분기로 75%로 크게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1일 롯데케미칼이 발행시기가 미도래한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며 시장 우려가 커졌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를 발행할 당시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특약 조항을 걸었다. 하지만 지난 3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이자비용 대비 EBITDA는 4.3배에 불과해 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롯데타워의 가치는 현재 6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2조 450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롯데그룹은 롯데타워를 담보로 활용하는 것이 시장 안정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위기설을 불식시키고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해결책에 그칠 뿐 재무 체질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으면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석유화학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유독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이 커진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 2023년 3월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 7000억원에 인수한 점이 꼽힌다.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무리한 행보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 설비에 약 3500억원을 투자했으며 약 4억 5000만달러가 투입된 미국 양극박 공장을 건설하는데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지소재사업 매출액 목표치를 5조원에서 7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로 인해 업황이 침체되면서 기대했던 이익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난 2023년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9% 감소하며 실적이 가파르게 추락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당시 비교적 높은 가격에 인수한 점에 대해 회사 규모 확대를 위해 억지로 투자를 단행했다는 의견도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인수 과정에서 금융권 자금 1조 3000억원을 조달했는데, 내년 7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어서 자금계획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각종 합성 수지 제조 원료가 되는 기초유분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해당 시장이 중국발 공급 과잉에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도 문제로 언급된다.

 

롯데케미칼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60%대인 기초화학 사업의 매출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30%로 낮추고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여수공장 등 기초화학 제품을 만들었던 주요 생산 시설에 대해서도 가동률 조정 등을 포함한 원가 절감 프로젝트에 집중할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등 롯데 화학군 계열사 임원 30%를 감축하는 등 실적 악화에 대응해 인사 교체도 단행한다. 지난 11월 28일에는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겼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 사장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1년 만에 물러나게 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롯데케미칼의 자금 유동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적자까지 겹치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명확한 탈출구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 차입을 통해 신사업을 모색하더라도 이는 결국 '차입금으로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 11월 18일 일부에서 제기한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고 공시까지 내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그룹 내 총자산은 139조원이며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이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56조원, 가용 예금은 15조 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성·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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