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적자 여전하지만 금융권에선 '고무적' 평가
수도권·대형 저축은행 중심 업황 회복 흐름, 지방 반등 요
올 3분기 저축은행의 업황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부실채권(NPL)을 털어내면서 대손충당금을 줄인 영향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업황 회복 시기가 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상위 저축은행 5곳(SBI·OK·웰컴·한국투자·애큐온저축은행)의 누적순이익은 1551억원이다. 전년 동기(1424억원) 대비 8.9%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9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3% 늘었다. 상위권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업황이 회복되는 모양새다.
실적이 가장 많이 호전된 곳은 애큐온저축은행이다. 9월까지 누적이익 3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누적순손실(-375억원)과 비교하면 만족할 성적표다. 3분기 순이익은 199억원이다. 지난 1분기를 시작으로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6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등 대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이익은 279억원이다. 전년 동기(114억원) 대비 144.7%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98.7% 증가한 165억원을 달성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몸집을 줄이는 추세지만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영향이다. 9월말 기준 한국투자저축의 총여신잔액은 7조1551억원으로 연간 1649억원 증가했다.
3분기는 업계 전반에 걸쳐 호실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국 저축은행권의 합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면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분기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합산순이익은 258억원이다. 물론 상반기 실적과 합치면 여전히 누적손실 3636억원이다. 지난 1~2분기 38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영향이다.
적자가 여전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고무적이란 평가다. 당초 저축은행의 반등 시기를 두고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직전 분기 대비 1.11%포인트(p) 상승했다. 부실채권 매각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기업 여신잔액이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격점이란 평가다. 지난 9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여신잔액은 97조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조원 줄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실 자산관리에 집중하고 영업을 축소하는 등 건전성 확보에 만전을 다했다"며 "업황 회복흐름이 포착됐지만 전반적인 영업개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추가적인 건전성 확보가 요구되는 시기다"라고 말했다.
지방저축은행의 실적 반등이 요구된다. 아직 수도권·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업황 회복 흐름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지주계열저축은행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분기까지 BNK저축은행과 IBK저축은행의 누적손실액은 각각 42억원, 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을 지켜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영업 환경이 나쁜 탓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지방 저축은행의 업황 회복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다. 향후 추가 인하 조치가 있다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리테일(소매금융) 영업 여건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업황 회복 과정에서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을 통해 PF 사업을 무리하게 단행한 저축은행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부실한 사업성 평가와 무리한 후순위채 발행을 병행한 저축은행은 재기가 불가능할 수 있단 우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우세한 만큼 업황 반등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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