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한 배경은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금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올렸던 기준금리를 낮추는 과정"이라면서도 "예상보다 경제가 나빠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인하 속도를 빠르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8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0.25%포인트(p) 낮췄다
지난달 금통위 6명 중 5명은 앞으로 3개월간 연 3.25%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내수(소비·투자)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 관세 정책으로 인한 수출 부진 심화는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깜짝 금리인하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 "환율 1400원…대응여력 충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오르는 것과 관련해선 이전과 외환시장의 구조가 많이 바뀐 만큼 대응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미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국내 외환시장과 물가에 대한 영향에도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미국 대선결과를 앞두고 소위 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커져서 미 달러가 강세가 됐는데, 점차 완화되고 있는 만큼 조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4156억8000만달러로 세계 9위다.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데다, 외환위기와 달리 지금은 (달러 채무국이 아니라) 채권자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원화의 절하속도가 다른 화폐의 절하속도에 비해 크게 나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는 "달러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수출의 경쟁관계가 있는 엔화, 위안화 하고도 경쟁관계가 있다"며 "두 화폐가 가장 절하압력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 금리인하 효과, 내년 초 체감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시장의 금리는 여전히 높아 실효성이 있을지 묻는 질문에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에 한 1~2개월은 금리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인 것은 금리를 낮출 거라는 기대가 5월 이후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현재 금리는 이미 0.5%p 낮춘 효과가 반영된 이후 금리가 상승해 기준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조절과정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부분은 내년 초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폭이 축소하고 부동산 가격이 내리는 등 금융안정이 이어지면 은행들이 올렸던 가산금리 등이 내려갈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당연히 물가를 잡는데도 효과가 있고 경기를 부양하는데도 효과가 있는 만큼 한 달 한 달 평가하기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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