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사과하는 지 언급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은 총 140여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담화 중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명태균 씨나 김건희 여사 관련 질문에는 상세한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하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야권의 특검 공세에는 '정치선동'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아, 야권이 특검을 재발의해도 거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10분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8월29일 이후 70여일만에 기자들 앞에 선 윤 대통령은 준비해 온 대국민담화를 약 15분간 읽은 후, 125분에 걸쳐 총 27개의 질문을 받고, 이에 대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그간 불거졌던 의혹과 관련해 "저의 진심, 저의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일도 많았다.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주제와 시간에 제한 없이 진행하겠다고 예고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취재진의 질문은 명태균 씨의 녹취, 이와 관련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논란 등에 대한 입장 등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 처신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국정운영 관여 등 야당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국정운영 관여에 대해서는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욕 안먹기를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한다면 그건 국어사전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 명 씨 등 외부 인사와 접촉한 데 대해서도 "앞으로 부부싸움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고 운을 떼면서 "대외활동이야 이제 제2부속실을 통해서 하면 되는데, (제 아내가) 어떤 면에서 보면 순진한 면도 있다"고 적극 설명했다.
특히 김 여사가 지지자들의 문자에 답장을 대신 해주던 일화를 언급하면서 "조금이라도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인연을 딱 못 끊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 되는 것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본인 책임이라고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정치적 반대진영으로부터 '악마화됐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련 질문에서 "검찰총장을 할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거지만 저희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그야말로 저를 타깃으로 해서 제 처를 많이 좀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고 했다.
이는 김 여사를 향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의도를 담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어진 발언에서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 특검법이 또 다시 국회에서 넘어올 경우를 묻자, 야당의 공세를 '정치 선동'으로 규정하고 특검법의 위헌성을 설명하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와 질답에서 여러 차례 '사과', '제 책임'이라고 언급했지만, 어떤 것에 대해 사과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말미에 "어떤 부분에 대해서 사과할지 명확히 설명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에도 "제가 대통령이 돼서 기자 회견을 하는 마당에 그 팩트를 가지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좀 어렵지 않나"라고 말을 아꼈다.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대통령 부부의 소통 프로토콜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 불필요한 얘기를 해서 (논란이) 생긴 것이니 사과했다"면서도 "창원 공단 이런 건(이런 논란은) 사실도 아니고, 모략이기에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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