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수성을 근거로 한 약가 정책, 투자 유치에 필요한 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6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부에서 열린 '2024 프레스 세미나'에서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업이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비용과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민간 부문의 투자가 미흡한 실정을 알렸다.
노연홍 회장은 "다국적 제약사나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 현실은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정부 정책에 있어서도 보험 약가 정책이 산업의 투명성과 미래 예측성을 떨어뜨리고 있어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가 국가 핵심 산업이자 미래 성장동력인 만큼 단순 약가 인하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 도입이 절실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날 동덕여자대학교 유승래 교수는 '약가정책과 산업육성 로드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약가 제도는 약물의 다양한 가치를 세분화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우선 기존 약물 대체에 따른 임상적·사회적 편익을 제고해야 한다. 대체 의약품이나 제네릭 의약품이 있는 경우, 신약에 낮은 약가가 책정되는 경직된 약가 정책이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국산 신약 개발은 단기간에 쉽게 달성하기 힘들고, 현실적으로 글로벌 회사의 제품을 상업화하고 있다"며 "특히 같은 기전의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된, 우수한 효과를 자랑하는 '베스트 인 클래스' 개발에 중점을 두는데 이 때 후속 약물에 대한 기대치와 약가의 편차가 커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세계적 수준의 규제 기관에서 품목허가를 받고 해외 발매된 국내 제품이 정작 국내에서는 등재에만 그치기도 한다.
유 교수는 이러한 관점에서 약가 정책을 개선하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약가 규제가 연구개발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가져와 업계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연구개발 활동이 감소하고 동시에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감소하는 현상은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증명됐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업화와 R&D가 선순환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이사의 '신약 개발, 죽음의 계곡 어떻게 건널까'라는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이 발표에서 우정규 이사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생존법으로 벤처캐피탈(VC)와 프라이빗에퀴티(PE)의 투자 유치, 전략적 투자자(SI) 기반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강조했다.
우정규 이사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밸류업이 길어지는 이유는 단계마다 죽음의 계곡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후보물질 발굴, 비임상연구, 임상 진입, 마케팅 등 각 단계에서 기회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때마다 미래의 가치와 현재의 평가를 입증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모든 단계 가운데 신약의 운명은 초기에 정해진다"며 "초기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이 드러나지 못하면 투자가 지속되지 않고, 연구개발 비용을 조달하지 못하면 신약 개발은 실현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함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기술에 대한 전문성뿐 아니라 자금 조달 역량은 기업 수명과도 연관되므로 '마일스톤 기반의 기업 성장 계획'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울 것을 제안했다. 또 자금조달 이후에도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 및 밸류업 논의 등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 해 동안 투자되는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비는 국내 상위제약사 10곳을 합해도 글로벌 제약사 1곳 수준에 못 미친다"며 "협력했을 때 성공한 케이스가 많이 나와야 K제약·바이오가 발전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금리·고환율로 시작된 바이오 투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 이사는 "바이오 분야 글로벌 벤처투자의 규모는 전년 대비 증가해 회복 추세에 있으나, 국내까지 추세가 이어지려면 내년까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탈(VC)의 바이오 분야 신규 투자금액은 4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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