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가 국내외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는 약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선 미국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한 약가 인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알려져, 그가 당선되면 약가 규제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약사의 자발적 약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은 확대하고 규제 신설은 통제한다는 전략이다.
세부 사항은 다르지만, 두 후보 모두 약가 인하에 중점을 두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 사업에서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제네릭 의약품이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는 가격적인 측면만 고려하면, 이미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지만 미국 정책 변화는 바이오시밀러의 처방 기회, 시장 점유율 확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전세계 최대 규모를 갖춘 미국 의약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시밀러 대표 주자 셀트리온은 램시마, 유플라이마 등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계열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부터 트룩시마 등 항암제까지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상업화해 미국 의약품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직접 의료진들과 적극 소통하는 등 셀트리온은 독자적인 직접판매 체계를 구축해 미국 의료 현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금까지 총 8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등 미국 현지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동아에스티도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미국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낸다.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미국 FDA로부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한편, 의약품 위택개발생산(CDMO) 시설을 비롯해 의약품 원료 공급, 장비 조달 등에 있어서는 미국 대선 두 후보 모두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 또 일찍이 추진되어 온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가능성까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실정이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의 개인 건강과 유전 정보를 중국 '우려 기업'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올해 1월 말 미국 의회에서 발의됐다.
이에 따라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실제로 국내 CDMO 기업들의 사업 확대도 활발하다. 후발 주자로 등장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에도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위치한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올해는 미국 보스턴 캠브리지혁신센터(CIC) 내에 세일즈 오피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차바이오텍도 미국에 생산 기지를 세웠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022년 미국 텍사스에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 시설을 완공했고, 올해는 제2공장 확장 계획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차바이오텍은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바이러스 캡시드 분리 분석법을 자체 개발하는 등 생산 공정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실행하겠다고 하는 정책들이 글로벌 빅 파마나 중국과의 갈등 심화를 예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그 틈새 시장을 노리거나 탈중국에서 발생한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겠지만, 미국 자국민 보호, 자생력 강화 등으로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짙어질 수 있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며 "결국 독자적인 기술 개발이나 경쟁력 제고에 답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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