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단행으로 산업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료 인상은 추가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메트로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3일 산전용 전력 요금을 1킬로와트시(㎾h)당 평균 16.1원 올리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1㎾h당 8.5원을 인상하고 대기업이 쓰는 산업용(을)은 1㎾h당 16.9원을 인상키로 했다. 주택·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경제신문>
이 같은 발표 이후 산업계에서는 전력 요금 인상이 경영활동에 부담을 안겨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한전의 적자 부담을 기업에만 전가한다는 점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전은 이 같은 기업들의 불만에 대해 "2021년부터 누적된 41조원의 적자(연결 기준)를 보전하기 위한 조치"라며 "부담 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2년 10월 16.6원 오른 데 이어 지난 2023년 11월에도 10.6원 올랐다.
이와 관련해 경제 단체는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용 전력 요금 인상이 발표된 지난 23일 "제조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연속해서 인상하는 것은 성장의 원천인 기업활동에 부담을 주고 산업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종 특성상 전력 수요가 큰 철강, 정유, 석유화학, 반도체 기업 등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제품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는 건설업계 침체의 영향을 받아 올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 25일 3분기 실적을 공시한 동국제강과 현대제철 모두 지난 분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전기료는 연 1166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1538억원)의 75.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전력 소비량이 많은 반도체 제조기업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에서 전기료를 가장 많이 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을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삼성전자 사업장의 전력사용량은 2만2409GWh(기가와트시)이며 이 중 90% 가량이 반도체(DS) 부문에서 사용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간 3500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연간 최소 1700억원 이상의 추가 요금 부담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요금 인상과 동시에 저전력에 힘쓰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제조분야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 경기 둔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기업들이 고난을 직면한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떠안는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전력 요금 인상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대략 전체 요금을 5% 가량 올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한 추가 전기 판매 수익이 연간 단위로 약 4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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