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펙수클루·자큐보 등 국산 토종 P-CAB 치료제가 '삼각 구도'를 이루며 경쟁을 시작한다.
1일 국내 제약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이날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시트르산염)'을 출시한다. '자큐보정'은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지난 4월 제37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계열 약물이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에서 P-CAB 약물은 기존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계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전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자큐보정'은 P-CAB 고유의 특성으로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고, 복용 즉시 효과를 발휘한다. 또, 긴 반감기에 따른 지속적인 위산 억제작용으로 야간 가슴쓰림 증상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 제일약품 측의 설명이다.
제일약품은 '자큐보정' 출시와 함께 주요 소화기학회, 국제 학술대회 등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자큐보정'과 국내외 P-CAB 시장에 대한 최신 지견을 지속 제공해 제품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실제로 제일약품은 지난 8월에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큐보정' 임상 3상 결과를 국내 P-CAB 계열 치료제 중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소화기학 학술지인 '아메리칸 저널 오브 개스트로엔터롤로지(AJG)'에 게재해 제품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제일약품은 최근 멕시코 제약사 라보라토리 샌퍼와 자큐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는데, 멕시코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 총 19개 중남미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것이 제일약품 측의 설명이다.
특히 해당 계약은 지난 5월 인도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체결하고 4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제일약품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권을 넘어 중남미 등으로 자큐보 입지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외 P-CAB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같은 계열 약물인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등은 선두에서 경쟁하고 있다.
제30호 국산 신약인 '케이캡'은 앞서 지난 2019년에 출시된 후 올해 8월까지 국내에서 총 7611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고 4년 연속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캡이 해외 시장에서 기술수출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지역은 동남아시아, 중동과 북아프리카, 남미 등 총 46곳에 이르고 9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HK이노엔은 이중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정조준해 미국 제약사 세벨라파마슈티컬스와 케이캡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임상에서 케이캡은 미란성식도염, 비미란성식도염 등을 적응증으로 한다. HK이노엔은 이르면 올해 안에 임상 결과를 공개하고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HK이노엔에 이어 지난 2022년 대웅제약이 내놓은 제34호 국산 신약 '펙수클루'의 성장세도 적응증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8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펙수클루 적응증 추가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앞서 지난 4월 해당 임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한 지 4개월 만이다.
이 임상시험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을 적응증으로 한다. 대웅제약은 전 세계적으로 약 50%의 사람들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약효가 떨어지거나 만족하지 못한 치료율을 보이는 환자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해당 환자들에게 치료 약물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며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현재 펙수클루 저용량 출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웅제약은 독자적인 '검증 4단계'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펙수클루만의 차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검증 4단계는 의료진이 처방하고 환자가 복용해야하는 명분에 대해 심층 학습 후 자문 및 검증을 통해 정리·확산하는 전략이다.
케이캡·펙수클루·자큐보가 국산 P-CAB 삼총사 구도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일동제약의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 대원제약은 P-CAB 신약 공동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올해 5월 '신약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해 대원제약이 유노비아가 보유한 P-CAB 신약 후보물질 'ID120040002'와 관련한 향후 임상개발을 수행하게 됐다. 이후 대원제약은 지난 7월 'ID120040002' 임상 2상을 위한 환자모집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 2월 유노비아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ID120040002 임상 2상 계획을 승인받은 데 따른 것이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P-CAB 치료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제약사들마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 의료 국가에서 먼저 PPI에서 P-CAB로 전환되는 추세가 활발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P-CAB 약물 개발은 유의미하다"며 "고성장을 지속하려면 아무래도 적응증 확보, 용량·제형 변경 등을 위한 후속 연구가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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