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왔다. 환불 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줄만 세울거냐. 폭염에 한명 쓰러져 봐야 정신 차릴 거냐!"
25일 오전 10시. 전 국 각지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수백여 명의 소비자들이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에서 대기 하고 있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오늘 새벽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현장에 나타나 거듭 사과했음에도 소비자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위메프 관계자들은 오늘 새벽부터 결제자의 이름과, 연락처, 상품명, 코드 등의 환불 요청서를 작성하면 순차적으로 환불금을 입금해주고 있다.
하지만 수백명의 소비자들이 몰린 탓에 위메프 관계자들의 손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또 환불 요청 접수를 수기로 작성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불안한 모습을 다수 포착 할 수 있었다.
실제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다그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몇 위메프 관계자들은 눈물을 보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 24일 저녁부터 모이기 시작한 소비자들은 이르면 오늘 오전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지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도 그럴것이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오늘 새벽에 현장을 방문해 "오전 10시 30분까지 수기로 환불 관련 서류 접수를 하겠다"며 "오전 중 접수한 건 모두 처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여전히 환불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위메프측은 현장에서 곧바로 큐알코드를 생성했다. 큐알에서 이메일, 이름, 연락처, 예약번호 등의 정보를 기입하면 환불이 이뤄진다. 하지만 큐알코드 접속을 하고 있던 소비자들은 한시간이 지나도 환불이 되지 않고 있다며 크게 소리쳤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5시간째다. 지친다. 수기로 작성하라고 해서 했더니, 이제 온라인으로 하라고 하더라. 또 갑자기 큐알 코드까지...소리지를 힘도 안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위메프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기로 환불 요청서를 작성해 제출한 소비자들과 온라인, 큐알 작성이 중복으로 얽혀서 환불 진행사항이 늦어지고 있는 점 양해 부탁 드린다"고 답했다.
위메프 관계자의 이같은 대답에 소비자들은 더욱 분개했다.
강동구에서 왔다는 또 다른 소비자는 "오백만원 환불을 못받고 있다. 더위로 쓰러질 것 같은데 건물에 들어오지 말라고 한다. 한 사람 쓰러져봐야 정신차릴거냐. 체계가 하나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태가 벌어지자 이도저도 못하고 있지 않냐. 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만 향하고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하면 우리는 마냥 이들의 뜻을 기다려야 하냐. 우리의 시간, 정신적인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거냐"고 전했다.
실제 이날은 올해 첫 폭염경보로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위메프 측은 소비자들의 안전을 이유로 1층 건물에 입장하는 순서를 제한하고 있다.
현장에서 소비자 단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해줘라. 너무한 거 아니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24시간 안에 처리해준다고 하지 않았냐. 이렇게 계속 줄세우다가 다 죽는다"면서 분노했다.
이처럼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피해자들은 환불 절차를 어렵게 이끌어 가고 있었다.
반면 같은날 티몬 본사 앞에선 정산받지 못한 판매자들과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수 십명이 모여 강하게 항의하며 관계자와의 대화를 시도했지만 티몬측은 일제히 현장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실제 지난 24일 티몬은 해당 건물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티몬 측으로부터 대응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대로 위메프 본사로 발길을 돌렸다.
티몬의 환불은 위메프 환불 접수 현장에서 이뤄지지 않는다고 공지했지만 위메프 측은 약 68명의 티몬 피해자들의 환불 접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위메프 관계자는 "티몬 피해자들은 1차 접수 68명을 받아 티몬 측에 전달했지만 시스템상 중복의 위험이 있어 현재(오후)는 중단한 상태"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에 큐텐과 위메프의 지시냐고 묻자 관계자는 "큐텐의 지시 아니다. 위메프 대표의 지시다. 티몬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뭐라도 해보자는 류 대표의 제안에 실행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티몬은 전사 재택에 돌입했으며 현재 소통은 하고 있지만 원할하지 않다는게 위메프 측의 입장이다.
/최빛나·안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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