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처음 취재한 화재 현장이라 유독 기억에 남는다. 화재 진화에 지쳐 땀에 절인 소방관부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관, 공장 전소에 망연자실한 공장주인과 직원들의 표정까지, 모든 것이 생생하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의 불이 꺼진 상황이었음에도 '재난'이라는 말이 꼭 맞았다.
최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리튬전지에 불이 붙어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에는 한국에 돈을 벌러 온 외국인노동자도 다수 포함됐다.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가족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되풀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화재의 47.6%는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 화재예방에 관심을 기울이고 경각심을 가지는 것만으로 절반에 가까운 재난을 막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번 화재도 '일차전지는 화재 위험이 낮다'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화재를 포함한 모든 인위적인 재난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화재 발생 여파와 취약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방 시설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손해보험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만들 의무가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 없이 당연한 이치다.
그렇다면 민간기업인 보험사는 왜 나서야 할까? 이유는 보험사의 본질에 있다. 보험사는 재난을 담보로 수익사업을 펼치는 기업이다. 보험금을 잘 지급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고자 하는 피보험자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같은 맥락에서 위험 예방을 위한 서비스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 지향적 사고로 봐도 화재예방 시설 구축에 앞장서는 것은 보험사에 이익이다. 장기적으로 손해율을 낮출 수 있어서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원수보험료에서 지급한 보험료의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70~80%를 적정 손해율로 본다. 미국의 한 재물보험사는 보험료 지급뿐 아니라 화재예방 솔루션 구축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세계 최대 규모인 데는 이유가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거나 다친다. 매년 크고 작은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내 가족, 내 이웃을 지킨다는 경각심을 가져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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