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한국 철수 후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을 두고 아프리카TV(숲)과 네이버 치지직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사명을 '숲'으로 변경한 뒤 글로벌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치지직은 50억 원을 스트리머(크리에이터) 성장 및 지원을 위한 투자금으로 설정하고 네이버 내 서비스와 연계를 통해 이용자 록인(Lock-in·자물쇠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3일 와이즈앱·리테일·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앱 이용자 수에서는 네이버 치지직이 숲을 앞섰으나 이용자 시청시간은 숲이 2배 더 길었다.
와이즈앱·리테일·앱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상대로 표본조사 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 치지직이 앱 이용자 216만 명을 기록하며 숲 이용자 196만 명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처음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은 첫달 111만 명을 모으고 1월에는 153만 명, 2월에는 201만 명으로 빠르게 이용자 수가 늘었다. PC를 이용한 경우 집계되지 않았으나 베타서비스 시작 3개월만에 시장 1위 기업을 앞지른 만큼 고무적이다. 반면 사용시간에서는 숲이 7.1억 분으로 치지직의 앱 3.6억 분 대비 2배에 달했다. 1인당 사용시간 또한 6시간 2분에 달해 치지직의 2시간 49분보다 2배 길었다.
숲과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트위치가 한국시장 철수를 알린 직후 바로 트위치 내 대형 스트리머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숲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실무진들이 직접 방송을 진행하며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을 위한 지원책을 전달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치지직은 베타서비스 시작 전 선제적으로 초대형 스트리머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트위치 철수로 수혜를 입고 승기를 잡은 쪽은 치지직으로 보고 있다. 숲은 오랜 업력과 초대형 스트리머들, 충성심 강한 시청자들이 있음에도 다소 밀렸다는 평가다.
네이버 측에서 분석하는 치지직의 성공요인은 네이버 타 서비스와의 연계 지점이다. 현재 치지직은 스트리머 페이지에 지정한 네이버 카페가 연동돼 있어 실시간으로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네이버 관계자는 "치지직을 이용하는 스트리머가 아니라도 대다수 스트리머 팬 카페는 네이버 카페에 자리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가입과 검색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스트리머의 팬들에게 큰 효용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치지직은 계속해서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계를 넓히며 스트리머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구독권을 연동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른 의견으로는 "의도치 않게 숲이 치지직의 성장을 도왔다"는 주장도 있다. 숲이 '막장' 콘텐츠 등 다양한 사건사고로 외부적 이미지가 나쁜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도 여전히 부적절한 콘텐츠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트리머들로서는 콘텐츠 성격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바다.
IT 콘텐츠 기업을 다니는 A씨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척한 숲이 과거 성장하는 동안 경험한 많은 좌충우돌한 사건들이 워낙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게 많다"며 "그러나 숲이 사명을 바꾸면서까지 바꾸려 한 이미지는 과거 사건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액셀방송' 사태를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아프리카TV의 BJ커맨더지코는 한해 400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린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는 여성BJ들을 모으고 그들의 팬들이 후원하는 금액 순으로 엑셀에 이름을 쓰는 방송포멧이었다. 많은 후원금을 얻기 위해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춤을 추고 이를 BJ커맨더지코가 부츠기는 방송을 두고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오히려 보도 후 진행한 방송에서 여성BJ들의 순위를 두고 싸움이 벌어져 13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여론에도 불구하고 숲은 해당 방송을 방치했다.
A씨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 하면서 아프리카TV의 막장 사건들도 일부 사람의 일탈로 볼 수 있을 만큼 한국 시청자들의 이해는 넓어졌다"면서 "숲은 여전히 청소년이 보기 부적절한 콘텐츠를 자사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는다며 송출한다. 당연히 이미지가 나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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