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가 3월 정기 주주총회 일정을 끝낸 가운데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여부도 밝혔다. '밸류업 열풍'에 몇몇 증권사는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지만 대다수 증권사는 5월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곳은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네 곳 정도다.
NH투자증권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기업 밸류업 차원에서 보통주 417만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500억원 상당의 주식으로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 증가분이 965억원의 절반에 이른다. 키움증권은 약 645억원 규모의 당사 자사주 209만5345주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소각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월 22일 보통주 1000만주(822억원)의 소각을 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오는 5일 자기주식(우선주) 637억원 규모에 달하는 577만895주를 소각한다고 3월 29일 공시했다.
이렇듯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배당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주의로 꼽힌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자기 회사 주식을 기업이 직접 사들이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자본 조달에 도움 된다는 측에서 주주들의 환영을 받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주주들은 주당순이익(EPS)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반긴다"며 "예전에는 자사주 매입만으로도 주주환원 의지가 있다고 봐줬지만, 이제는 소각까지 해낸 기업만 실제로 주주환원을 이행했다고 인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자사주 매입'만 지속하는 기업을 보는 시선은 주주가치 극대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각이 안 된 자사주는 최대 주주의 우호 지분이 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처럼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 보상용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취지에는 맞으나, 소각 규모나 계획은 5월 발표 예정인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밸류업 가이드라인에서 자사주 소각은 기업의 자본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축이기에 어떤 방향과 강도로 가이드라인이 제시될지 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시 세제 지원을 얼마나 어떻게 할지 수치로 나와야 증권사들도 좀 더 가시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더 많은 기업이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확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주환원 증가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법인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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