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위기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이뤄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11시쯤 윤재옥 원내대표,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예천)과 함께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한 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은 30분 가량 이어졌고,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 후보가 배석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예방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박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국정 전반과 현안들, 살아오신 이야기들, 여러 이야기 굉장히 좋은 말씀을 들었다"며 "따뜻한 말씀을 해주셨고 저도 정말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번 제가 대구 방문할 때 뵙기로 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날을 잡아서 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예방으로 지지율 반등을 예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고맙다"며 말을 아꼈다.
회동에 배석한 유영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국정 현안에 대한 여러가지 조언을 남겼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지난 서해수호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두 분이 만난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 경제도 어렵고 나라가 많이 어려운데 이럴 때일수록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번 윤 대통령이 대구에 와서 민생 토론회를 주재했는데, 그 때 말한 내용 중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고 지역에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많았다. (여당이 정부를)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은 최근 화제가 되는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유 후보는 "가장 핫한 이슈가 의대 정원 문제고, 그 부분에 대해 두 분의 심도 있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전국 유세를 다니시니까 건강을 잘 챙기고 선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국정농단 수사 당시 검사로 활동하며, 박 전 대통령 측을 수사한 과거가 있다.
관련 지적을 의식한 듯 한 위원장은 전날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사면을 받았다"며 "박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처럼 권력 장악하겠다고 하고 있나. 그런 취지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전직 대통령을 찾아가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4·10 총선이 약 보름 정도 남은 가운데 한 위원장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은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대구지역 선거 지원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한동훈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울산·경남·부산 등 '낙동강 벨트' 지역에 지원 유세를 나갔다.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이 술렁인다는 전언이 많은 현 상황에서,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결집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부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선거 판세가) 지난주에 굉장히 어려웠다. 지난주에 거의 최대치를 찍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부실장은 한 위원장이 위기론에 적극 대응하며 여당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부실장은 "민주당은 (재산 허위 신고로 공천이 취소된) 이영선 문제, 이재명 대표 막말 이슈 등이 있다"며 "이번주부터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반등하지 않겠나"고 기대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