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주(駐) 호주대사 내정자(전 국방부 장관)가 호주로 출국하면서 야당이 여권에 공세를 퍼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정부가 범인을 도피시켰다'고 주장하며 외교부·법무부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고 나섰다. 총선을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이 내정자 출국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다른 야당들도 이 내정자의 호주 출국을 맹비판했다. 하지만 여당은 해당 사안에 별 다른 대응을 않는 모양새다.
이종섭 내정자는 전날(10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해 출국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약 20명은 이 내정자의 출국을 막기 위해 조를 나눠 인천공항 게이트를 뒤졌지만, 이 내정자를 만나는 것에는 실패했다.
이 내정자의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은 총선 전 정국에 불씨를 더한 모양새다. 야권은 일제히 이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 및 여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야당은 총선이 한달 남은 상황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정권 심판론의 한 축으로 세울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고 법의 심판은 언젠가는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윤석열 정권 행태에 대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고 일갈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내정자의 출국에 대해 "사실상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총동원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라며 "대통령이 주도하고 진행한 '채 상병 수사 외압' 핵심 공범의 해외 도피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부·공수처가 해외 도피를 방조했고, 법무부는 부실한 인사검증과 출국 금지 해제 조치로 이 내정자를 해외 도피시켰다고 주장하며, 외교부·법무부 장관 및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과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유관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관련된 내용을 따지고 또 법적 검토 이후에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 내정자의 호주대사 임명에 "국가의 기강과 헌정질서가 통째로 무너진 것"이라며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켜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탄에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결국 은폐·도피의 주인공은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책임을 물어야 할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차장에게 공천장까지 줬다"며 "국민의 진실규명 요구에 대한 윤석열 정권식의 화답인가. 한마디로 국민을 깔보는 막장 행태이자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국내로 압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총선 이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내달 4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다른 야당들도 일제히 이종섭 내정자의 출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런종섭'(run과 이종섭의 조어)이라고 불릴 만 하다"며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재직시절, 이 출국금지에 대해서 정말 모르고 보고 받은 것도 없었나. 몰랐으면 무능이고, 알았으면 이 도주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동영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논평에서 "법무부·외교부·공수처의 방조와 공모가 없었다면 어떻게 단 6일 만에 속전속결로 범죄 피의자가 해외로 도망갈 수 있었겠는가"라며 "호주로 도망간 '범죄 피의자 이종섭'을 당장 소환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이종섭 내정자 임명과 출국금지 조치 해제 등에 책임을 물어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부·법무부 장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 국민이 지켜보는 백주대낮에 피의자를 노골적으로 도피시키는 일은 뻔뻔하고 파렴치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여당은 원론적인 발언을 할 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호주란 나라가 국방 관련 현안이 많은 나라인 걸로 안다"면서 "대통령실에서 그런 성질을 고려해서 인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그렇게 핵심적인 중요한 피의자라면 6개월 동안 한 번도 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며 "이종섭 전 장관께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고 국회에 출석했을 때는 특정인을 제외하라는 것을 지시한 적이 확실히 없다고 말했던 부분을 다 종합적으로 국민께서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고 옹호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메트로경제> 와의 통화에서 "총선이 한달 남았으니 변수는 많겠지만, 호주로 출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건은 (여론 변화의)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메트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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