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훈풍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소외되면서 SK하이닉스와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방압력이 자극된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각각 1조8681억원, 2조1353억원씩 사들였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들어 6.62% 하락했다.
기관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4조1314억원 순매도하면서, 동일 기간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 총합을 넘겼다. 더불어 SK하이닉스도 2번째로 높은 금액을 순매도하면서 기관이 전반적으로 반도체 종목에 대한 순매도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해당 기간 순매도 금액은 1조537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약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삼성전자와는 반대로 꽃길을 걷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1.48%, 이달에만 10.05% 급등하면서 최근 신고가를 연속으로 갈아치우기도 했다.특히 외국인 비율은 54.35%에 도달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SK하이닉스에 몰린 것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SK하이닉스를 벌써 약 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는 동일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2위인 현대차(2286억원)의 2배를 뛰어넘는 규모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반도체주의 상승 랠리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그 수혜가 옮겨지고 있다. 직전 거래일이었던 8일에도 전 장보다 4.24% 상승한 17만1900원에 장을 마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동일 기간 외국인 순매도 상위 1위를 기록하면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해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삼성전자를 3963억원 팔아치우면서 손절하고 있다. 반도체주의 훈풍이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기관 투자자들과 더불어 외국인들까지 삼성전자에게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개인은 3월에도 삼성전자를 2254억원 사들이면서 높은 선호를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AI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 선두에서 삼성전자가 다소 뒤쳐진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약 50% 수준으로 상당히 앞서 있음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랠리와 연관된 제품은 HBM"이라며 "이 부문에서만큼은 '세계 1위' AI 반도체사 엔비디아와 더 끈끈한 관계를 맺고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앞서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10만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은 유효한 것으로 보여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평균 투자의견은 '매수'이며, 평균 목표주가 역시 9만4130원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은 10만5000원을 제시하면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예상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정책 모멘텀과 AI 랠리의 최대 피해자"라며 "단기간 내 반도체 업황의 추가 개선이나 파운드리, HBM 혁신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과도하게 부진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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