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저신용자 '둑' 모두 함께 막아야

./김정산 기자

미국의 동화 작가인 매리 맵스 닷지(Mary M Dodge)의 소설인 '한스 브링커의 은빛 스케이트'에는 둑의 구멍을 맨손으로 막아 마을을 지켜낸 소년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너무나도 유명한 일화인 나머지 이를 현실에서 일어난 일인 줄 아는 사람들이 왕왕 보인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미성숙한 소년의 신체로 수천 톤(t)에 이르는 물을 막을 수 있을리 없다. 아무리 건장한 사람이라도 혼자 힘으로는 제방의 구멍을 막을 수 없다. 설령 구멍을 메꾸더라도 몸이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 일부가 거대한 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최근 카드업계를 살펴보면 둑의 구멍을 맨손으로 막고 있는 소년이 투영된다. 밀려드는 중저신용자에게 급전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신년부터 카드론과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사가 취급하는 대출 서비스의 잔액이 모두 상승했다. 특히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에 이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급전마저 빌리지 못해 나중에 갚겠다는 차주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업계 또한 연체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만큼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같은 서민금융기관으로 분류되는 저축은행의 대출 취급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전국 저축은행 79곳이 취급한 여신액은 104조936억원이다. 소비가 늘면서 목돈 나가는 연말임에도 한 달 사이 2조원 넘게 줄었다. 이를 2022년 12월과 비교하면 격차는 10조원 넘게 떨어진 것으로 집계된다.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도 대출 취급액이 감소했다. 한 달 사이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의 여신잔액은 각각 2700억원, 1조6200억원씩 줄었다. 결국 카드사가 중저신용차주를 모두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여신취급을 줄이고 있는 금융기관은 건전성 관리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그도 맞을 것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금융권 내에서 연체율이 가장 낮은 곳이 신용카드사다. 유일하게 1%대에 그친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에 연체율이 순식간에 불어난 것 처럼 카드사의 부담이 급속도로 확산할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한다. 카드사가 저신용자라는 둑을 혼자 막게 놔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애당초 중저신용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형편 어려운 차주를 위한 급전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이다. 어렵다는 경제 한파, 모두 함께 극복해야 하는 것 아닐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