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매듭짓지 못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동안 독과점 여부를 까다롭게 심사해온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두 기업의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세계 10위권 수준의 '메가 캐리어(Mega Carrier·초대형 항공사)'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국내 항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이르면 내달 초 최종 승인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아시아나와 화물사업 부문 매각과 유럽 4개 도시 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정 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담은 결정문 초안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EU 집행위는 내달 14일 전까지 기업결합 심사를 공지할 방침이라 다소 시간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확정 시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마무리까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최종 판단만 남겨두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집행위로부터 공식 접수한 내용은 없지만 최종 승인 절차를 완료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2021년 1월 14일 이후 총 14개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했다. 3개국(EU·미국·일본)을 제외한 한국, 터키, 호주, 중국, 영국 등 11개국은 이미 기업결합을 승인한 상태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속도가 붙으면서 티웨이항공을 포함해 국내 LCC업계도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2위인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이 제공할 유럽 4개 도시 노선(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파리·로마) 슬롯에 취항할 항공사로 거론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대형기종인 에어버스 A330-300 3대를 포함 총 30대 기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대형기 2대 포함 총 7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유럽 노선과 기타 중장거리 노선 취항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오는 2027년엔 A330-300을 포함한 장거리 기재를 20대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의 조건부 승인이 확정되면 티웨이항공의 큰 수혜가 기대되며, 합병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대한항공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EC의 조건부 승인은 대한항공의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슬롯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LCC 업체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확보 경쟁에 돌입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화물 사업 매출로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고, 연 평균 화물사업 매출이 1조원이 넘는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 화물사업을 인수할 경우 항공사 매출 순위도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이 꼽힌다. 이들 항공사간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과 일본의 승인도 길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EU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연방 경쟁당국인 법무부(DOJ)가 지적한 한국-미주 화물운송 독점 우려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해소할 수 있지만 여객노선의 독점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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