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 한파 이어져 매력없어..."폭탄 떠안을수도"
저평가된 지금이 기회...업황악화? '오히려 좋아'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을 두고 업권별 온도차가 뚜렷하다. 금융권에선 매각 불발을 예상하지만 투자업계에선 저축은행이 저평가돼 기회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두 곳(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애큐온, 한화저축은행 등 세 곳이 매물로 나와 있다. 상상인과 애큐온은 업계 10위권에 드는 대형사인 만큼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상반기 기준 세 곳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에서는 저축은행 인수합병을 두고 비관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저축은행의 수익성 악화 환경이 해소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경기 한파가 이어지면서 연체율 해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손충당금 확보에 따른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권의 연체율 평균은 5.33%다. 6개월 사이 1.92%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5.76%로 가계대출(5.12%) 대비 높다.
은행권에서는 저축은행 수익성 악화 주 요인인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16년만에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연 5%를 돌파하는 등 갈수록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긴축 기조를 시사한 바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소문만 무성하고, 현 시점에서 저축은행 인수는 폭탄을 떠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반면 투자시장에선 저축은행 인수를 두고 긍정적인 입장이 나온다. 저축은행 인수에 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저평가된 상황이란 것이다. 아울러 인수합병 과정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저축은행 인수합병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상상인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다. 저축은행 대출은 지역 내 의무여신비율이 있는 만큼 경기도에 거점을 둔 상상인저축은행은 매력적인 매물이란 평가다.
다만 저축은행 여수신 비중이 서울지역에 집중된 것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난 8월 전국 79곳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15조9959억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에서 조달한 자금은 67조2491억원이다. 전체 수신액의 42%다. 이어 같은달 서울지역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66조5785억원이다. 전체 여신액(108조7372억원)의 38.8%에 달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저축은행보다 증권사 인수를 우선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은 대형 저축은행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만 업황이 안좋은 상황이어서 인수합병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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