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정감사 기간 중 파악한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시도 근거를 소개하면서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은 꿈도 꾸지 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정보위원회(정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야당 측 간사 합동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강병원 행안위 간사는 자신이 국정감사 때 제기한 국정원의 선관위 해킹 의혹을 제기했다.
강병원 간사는 "유례없는 헌법기관에 대한 보안 컨설팅 공문이 국회, 대법원, 감사원, 선관위에 발송됐는데, 감사원만 자발적으로 응해 2주간 보안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회, 대법원, 헌재와 마찬가지로 선관위도 응하지 않았는데, 국정원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선관위만 직접 연락해서 관계자를 외부에서 만나고 국정원의 컨설팅을 받도록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 컨설팅 후 의문의 툴이 2개가 남았고 선관위가 자체 인지해 삭제했는데, 추가 확인 결과 4개에 시스템에 15개의 해킹 툴로 의심되는 점검도구가 발견돼 삭제했다"며 "얼마나 더 많은 파일들이 발견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 간사는 국정원과 선관위가 사전에 합의한 점검 도구 목록에 없던 파일도 발견 됐으며, 파일의 성격 자체도 시스템을 스캔해 취약점을 발견하는 전형적인 해킹 파일이라고 설명했다.
조승래 과방위 간사도 "정부 출연연구기관 중에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있다. 국가기관 해킹 시도를 점검하는 기관"이라며 "그 기관에서 국정원 요청에 의해 선관위 보안점검과 관련해 6명의 직원을 파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은 국정원 출신이고, 해당 보안점검은 국정원 3차장이 주도했다"며 "3차장은 윤석열 대선캠프에 있다가 정부가 출범하면서 3차장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연구소 기술 인력 6명 파견은 공개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확인하겠다"고 지적했다.
윤건영 정보위 간사는 "국정원은 정보기관이다. 정보기관이 얼마전까지 흑역사를 썼다"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흑역사를 지우기 위해 법 개정을 노력했고 정부가 등장하자마자 국정원은 마치 정치보복의 돌격대가 된 것처럼 행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해 흉악범 추방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이유로 전임 국정원장을 고발하고 신원 조사 규정을 변경해서 국내 정치 복귀를 꿈꾸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관위 보안점검도 마찬가지다. 강 간사가 말했던 해킹 흔적을 남겨뒀다는 것은 웅덩이 전법"이라며 "웅덩이를 파 놓고 해킹툴을 넣는 방식이다. 강 의원이 말한 것처럼 실재했다고 하면 대단히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 간사도 "정보위 국감이 다음주에 있다. 최대한 명백하게 밝혀내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홍익표 원내대표는 "한국 사회가 1987년 이후 국정원, 검찰,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를 확대해 온 것이 민주주의의 역사였다"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 이런 것들이 퇴행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이 선거관리 사무를 불편하게 하거나 투표 행위를 제한하게 하는 시도 있었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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