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정당들이 22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를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되돌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이를 '거대양당 주도의 정치 퇴행'이라고 규탄했다.
야4당(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선거법 개악 저지! 야 4당 당 대표-의원단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비례성 강화의 원칙을 깨고,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를 비판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2 협의체(원내수석부대표+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통해 선거제 개혁 협상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22대 총선에서 당선을 노리는 진보 정당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3~6개의 권역으로 나눠서 비례대표제 선거를 하는 것으로, 실시되면 전국을 권역으로 하는 비례대표제보다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이 어려워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4당은 전날(13일)부터 병립형 비례대표제 환원에 반대하는 공동 결의문을 채택하고 함께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거대 양당이 똘똘 뭉쳐 다시 한번 선거제 개혁의 열망을 좌초시키려 한다"며 "겉으로는 '내전적 정쟁 끝내겠다' 외치면서 뒤로는 이전보다 한참 후퇴한 권역별 병립 비례대표제를 들고와 오히려 양당의 극단 대결을 부추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혁이 필요할 때, 국회 안 밀실에 숨어 서로에게만 이득이 될 개악안을 내세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관계야말로 '적대적 공생관계' 그 자체"라며 "민주당은 위성 정당 핑계대지 말라.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외치던 민주당의 결의는 어디로 갔나"라고 반문했다.
야4당은 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이동하는 로텐더홀 앞 복도에서 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민주당의 의원총회가 시작될 때 쯤 의총장 앞으로 이동해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원총회를 시작하려고 하니 양해를 부탁했으나, 야4당은 선거제 개혁과 관련한 민주당의 입장을 듣고 싶다며 시위를 계속했다.
로텐더홀 앞에서 만난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97%도 아닌 99%의 의석수를 거대 양당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진보 정당의 진입이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텐더홀 앞에서 만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거대양당이 퇴보를 결정한다면, 정의당 의원 6명 모두가 총 단식을 하는 것을 포함해서 개악 저지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두 보수 정당이 다 해먹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제 협상에 임하는 당의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밝히고, 위성정당 창당 방지 선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했다. 이 의원의 기자회견문은 55명의 민주당 의원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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