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끌었던 50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대출금리도 다시 반등하고 있어 차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에 연령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관측과 함께 최근 변동금리 상단은 7%에 육박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주들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자 만기를 늘려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은행들도 대출 영업에 뛰어들면서 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 17일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계대출이 급격히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늘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7월에는 전달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이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에 연령을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태도를 바꾸면서 은행권과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며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고객 이자 부담을 낮추는데 협조해 달라며 은행권에 요청했다.
실제 금융소비자들은 50년만기 주담대에 관심이 높았다. 최근 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주담대와 금리 차이는 크지 않지만,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가 늘어나면 대출 한도가 올라가고, 매달 갚아야 할 돈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만기가 30년인 주담대를 통해 연 5% 금리로 4억원을 빌리면 매달 214만7286원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만기가 40년이면 월 192만8786원, 50년이면 월 181만6555원으로 줄어든다.
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상환 금액이 줄어 대출 한도도 확대된다. 연봉 6000만원일 때 만기 40년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4억1000만원, 50년 만기일 때는 4억4000만원으로 대출 한도가 확대된다.
이런 이유로 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2조원 한도가 소진돼 오는 31일을 끝으로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여기에 주담대 금리도 함께 반등하면서 차주들의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저금리를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 상단은 7%에 육박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변동과 혼합형 모두 하단이 4%대로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역시 주택 구입자금용도의 최저 금리가 변동과 혼합형 모두 4.1%대로 뛰었다.
시중은행의 변동형 금리 상단도 6%대를 넘어섰다.
5대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의 50년 만기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75~6.36% 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금리 하단이 연 3.75%로 가장 낮고 농협은행(연 3.98%), 우리은행(연 4.19%), 신한은행(연 4.67%) 하나은행(연 4.86%) 순이다.
최근 미 국채금리가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영향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최근 4.3%까지 오르며,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정금리 주담대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최근 4.3%대까지 상승했다. 특히 은행채 금리는 변동형 주담대에 기준이 되는 코픽스에도 일부 반영되기 때문에 변동형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대출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은 곳에 쏠리는 형태"라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의 차가 크지 않음에도 시중은행의 신규 주담대 중 대부분이 고정금리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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