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11일 여야는 ▲고액 법률 의견서 ▲자녀가 고교 시절 아버지가 재직 중인 서울대 법대에서 봉사활동한 점 ▲김명수 사법부의 정치적 판결 등을 두고 다퉜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끄는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비판했다.
야당은 권 후보자에게 제기된 논란 등을 질의하며 맞섰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인사청문회 질의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김명수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지적한 뒤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비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 대법원장이 지난 2020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던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 수리와 관련, 국회에 거짓 보고한 의혹에 대해 언급하며 "김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하면 (권 후보자는) 잘못했다고 소신 있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 며느리가 일하는 한진 법무팀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선고가 이뤄진 직후인 2018년 당시 대법원장 공권에서 만찬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도 김 의원은 '재판거래 의혹 제기가 가능한 사안'으로 평가한 뒤 "본인이 직접 재판했던 사건과 관계있는 변호사를 재판 전후에 만나는 등의 사실을 인지하면 어떻게 처신할 건가"고 물었다.
권 후보자는 관련 질의에 "법 앞에서는 대법원장이든 대법관이든 평등하기에 모두가 법적 책임을 지켜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법관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사항은 피해야 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 후보자가 과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재직 당시 법무법인에 의견서 작성 대가로 18억원을 받은 논란 등에 대해 거론하며 공격했다.
권 후보자 자녀가 고등학교 재학 당시 '서울대 법대 워크숍 준비총괄' 봉사시간 8시간을 이수한 데 대해서도 이른바 '아빠 찬스'는 취지로 지적했다.
김희재·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권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한 5년간 대형 로펌 7곳에서 의뢰 받아 법률의견서 63건 작성 후 18억원이 넘는 대가를 받은 점에 대해 비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교수 연봉의 3배 가까운 수익을 매년 올린 것에 대해 스스로도 '이건 좀 아니다'는 생각을 못했나"고 질타했다. 같은 당 최기상 의원은 권 후보자가 '한국 사회 상위 1%'인 점을 언급한 뒤 "18억원의 법률의견서 의뢰를 받은 당사자 가운데 우리 사회의 소수자나 약자인 경우가 있었나"고 꼬집었다.
권 후보자는 이 같은 지적에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인 뒤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고액 소득을 얻게 된 것을 인정한다. 비록 독립적 지위에서 학자의 소신에 따라 의견서를 작성·제출했으나, 공정성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에서 정한 모든 신고·회피 신청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자는 다만,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법률의견서 내역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건 정보와 의견서를 제출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권 후보자는 "해당 의견서는 저만의 정보가 아닌, 로펌의 정보로 볼 여지가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 발언을 통해 "대법관으로 임명된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사법부의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겠다. 획일성과 편견의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며 "보수와 진보의 구도를 벗어나 미래로, 세계로 향하는 사법부의 일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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