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출 증가...세대간 금융 양극화 '심화'
청년 위한 맞춤 방안 마련해 "선제적인 구제방안 필요"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간의 금융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 수요는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2금융권 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469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3조2971억원(0.48%)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 감소세는 지난해 1월부너 16개월 연속이다. 반면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한 달 새 1조3000억원 늘었다. 시중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고신용차주들이 대출을 갚고 예금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 신용등급 따라 수요 양극화
하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 차주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롯데·현대·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누적액은 22조5405억원으로 각각 3조6000억원, 4조5000억원씩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현금서비스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지 않아 고신용차주의 이용률 또한 높다는 분석이다. 신용점수 전반에 걸쳐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중저신용차주의 상환능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서민들의 급전창구'라고 불리는 만큼 중저신용자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고신용 차주의 상환능력은 올라가고 중저신용 차주의 상환능력은 떨어지는 '금융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30대의 빚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신용등급을 책정하기 어려운 '신파일러(Thin Filer·금융거래가 거의 없는 사회초년생)'가 다수 포진했으며 30대의 경우 결혼 준비, '영끌' 등 대출 이용이 증가하는 시기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기획재정위원회)에게 제출한 '가계대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금융권(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2019년 4분기 대비 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30대의 대출잔액은 26% 늘었으며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2% 급증했다. 2030세대의 빚이 늘어난 셈이다.
◆ "저신용자 부채상환능력 키워야"
전문가들은 금융소비자 양극화 해소를 위해 중저신용자의 부채상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소득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과제'에 따르면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의 대출 기준 강화는 차주의 부채상환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저신용자와 저소득자가 금융서비스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숙 계명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20~30대를 중심으로 금융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청년 맞춤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선 청년 맞춤 신용평가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통상 신용점수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내역, 연체내역 등을 통해 판단하는 데 20대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스마트폰 요금 상환내역'과 같이 20대 눈높이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청년 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대출금 할부 기한을 늘려 상환 액수를 줄여줄 필요성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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