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상환..."금융 시장에 효과 미미할 것"
규모별 캐피탈사 격차 점차 벌어진 전망
강원도가 레고랜드발 부채를 전액 상환했지만 금융 시장 한파는 지속할 전망이다. 중소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웃돈'을 얹어줘도 자금조달이 어려운 '돈맥경화'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강원도는 레고랜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의한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채무 2050억원을 전액 상환했다. 강원도의 채무는 하루 이자만 40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강원도의 채무상환에도 금융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결과적으로 채권 시장 진정에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량 캐피탈사와의 격차가 벌어짐은 물론 여전히 중단된 영업을 다시 이어 나가기는 힘든 수준이다.
통상 중소 캐피탈사는 우량 캐피탈사보다 연 1~2%포인트(p)의 금리 더 부담해서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레고랜드 부실 이후 연 3%p 수준의 금리를 더 부담해도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우량 캐피탈사가 연 6%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라면 열위한 캐피탈사는 연 7~8% 수준으로 조달해야 하는 데 지금은 연 11%를 불러도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귀띔했다.
우량 캐피탈사와 열위 캐피탈사의 격차는 점차 벌어질 예정이다. 대형 캐피탈사의 여전채 금리는 진정세에 들어선 반면 중소형 캐피탈사는 조달 비용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우량 캐피탈사가 조달하는 캐피탈채AA(3년물)의 채권 금리는 연 5.72%로 나타났다. 이달 초 최고점을 찍은 연 6.16%대비 0.44%p 줄며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스프레드 또한 2.32%p로 고점(2.54%p) 대비 0.22%p 좁혀졌다.
반면 중소 캐피탈사가 조달에 이용하는 캐피탈채 A(3년물)의 채권금리는 연 6.92%다. 이달 고점(연 7.06%) 대비 불과 0.14%p 감소하는 데 그쳤다. 스프레드는 3.39%p로 고점(3.63%p) 대비 0.24%p 줄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환이 시장 진정에 소폭 효과를 줄 것이라는 의견도 등장한다. 시장에 충격을 준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투자 심리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PF 부채 상환이 금융시장에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아울러 정부가 채권 시장 안정화를 위해 긴급 투입한 채권시장안정 펀드 또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만 자금 유동성 부분의 회복세는 둔화할 전망이다. 강원도의 부채 상환이 채권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워서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채권 시장의 가격 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상태다. 시장에 자금을 풀거나 시간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며 "레고랜드 상환은 '상황은 더 악화시키지는 않는 선'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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