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율 규제 완화로 '돈맥경화'현상 풀어낸다
예금금리 '주춤', 대출금리도 함께 일시적 '쉼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예대율 규제 비율을 완화한 영향이다. 시중은행과의 경쟁을 위해 예금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뜻밖의 호재로 여기는 분위기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년물 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5.45%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평균 예금 금리가 2주째 5.4% 선에서 당락을 반복 중인 모습이다. 지난달 저축은행 업계는 1년물 예금 상품에 연 6.5%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등 업권 간 수신 경쟁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이제는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연 6% 선에 머물고 있다.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 인상을 멈춘 이유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대율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에 예대율을 100%에서 105%로 완화했으며, 저축은행의 경우 100%에서 110%로 변경했다. 예대율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은행권과 저축은행은 일시적으로 자금을 수신하지 않더라도 기업 등에 대한 추가 대출이 가능해진다. 치열한 수신 경쟁에 '쉼표'가 찍힌 셈이다.
그간 은행권이 예·적금을 통해 수신 경쟁을 펼친 이유는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들이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은행을 통해 간접 조달 방식을 선택한 것. 은행들 또한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증가하자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예·적금을 통한 자금을 조달에 힘쓴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시장에 돈이 마르는 '돈맥경화'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은행에 대출 여력을 늘리면 시장에 자금이 순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동안 대출금리 인상 또한 더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조달 비용이 상승했지만, 예대율 규제 완화를 통해 수신 경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해 대출 금리 또한 주춤할 전망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이 시중에 있는 자금을 모두 흡수하는 모양새였다"며 "시장에 자금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여전채나 회사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저축은행은 뜻밖의 호재다. 조달비용 절감과 대출 여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1~1.5%포인트(p)의 예금금리를 추가로 제공했다.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저축은행 또한 함께 올릴수 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시중은행이 수신 경쟁을 중단함에 따라 저축은행 또한 예금금리 인상을 통해 애써 조달 비용을 높일 필요가 사라졌다.
대출 여력이 생긴 것 또한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불거짐에 따라 대출에 제동이 걸린 저축은행에 여유가 생기면서 건전성을 회복할 기회가 생겼다. 고신용 차주 중심의 대출을 늘려 환급 리스크를 최소화 하겠다는 의견이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PF를 통해 어려워진 상황을 고신용 차주 대상 대출을 늘려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 신호를 감지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예금주들 또한 걱정을 덜어도 괜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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