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자동차

[M-커버스토리] 'K-조선' 초격차 기술 유지 골든타임…인력난·스마트조선소 구축 경쟁력 확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국가 경제의 기둥인 조선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제 2의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심각한 인력난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주 물량을 대거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일감 확보와 수익성 확대가 가능해졌지만 인력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면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지만 불황이던 2017년 이뤄진 구조조정 당시 산업 현장을 떠난 노동자들이 돌아오지 않아 단기간 해결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력난 심각…5년간 4만3000명 추가 인력 필요

 

국내 조선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수주 절벽에 직면하면서 인력 이탈이 심화됐다. 당시 노동자들은 건설업을 비롯한 다른 산업군으로 이동했고 신규 유입은 턱없이 부족했다. 자연스럽게 만성적 인력난에 직면했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이하 조선협회)가 공개한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업 종사자는 2015년 20만3000여명이던 것이 올해 들어선 9만2000여명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현장 기능직만 줄어든 게 아니었다. 차세대 선박기술 개발을 책임져야 할 설계·기술 인력 이탈은 더욱 심각했다.

 

문제는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경쟁 업체들과 초(超)격차 경쟁력 유지를 위해 추가 되어야 할 인력은 향후 5년간 4만 3000여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선협회는 국내 건조 규모를 감안해 2027년까지 조선 해양 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13만5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인 인력 규모는 2027년까지 연구·설계 인력은 1만4000명(2021년보다 4000명 증가), 생산 인력은 10만7000명(2021년보다 3만7000명 증가), 기타 인력(사무·별정 전문직 등)은 1만4000명(2021년보다 2000명 증가) 등이다.

 

조선협회는 "조선 산업은 풍부한 인적 자원, 앞선 설계·생산 기술과 발달된 전후방 연관 산업을 기반으로 세계 1위 위상을 이어오고 있으나, 최근 인력난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4년(20만3441명)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7월 9만2394명으로 54.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기간 조선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설계 연구 인력, 생산 인력은 각각 6645명, 9만8003명 감소해 조선업 기술 경쟁력 약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조선소 인력 동향

◆정부 외국인 인력·특별연장근로 확대 답일까

 

국내 조선업계 인력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제조업종의 특별연장근로 기간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조선업 종사자의 합법적인 야근시간을 늘려 급한 불을 먼저 끄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연간 활용 가능 한도를 기존 90일의 2배인 180일로 늘리기로 했다. 특별연장근로는 고용노동부가 승인하면 주12시간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다.

 

또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외국인력 수급과 국내 인력 양성을 통해 인력난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단순노무 비자(E-9)를 가진 외국인력의 숙련기능 비자(E-7-4) 전환 시 조선업 쿼터를 100∼200명 신설키로 했다. 또 이공계 전문대 이상을 졸업한 외국인이 기량 검증기준을 통과하면 경력요건 없이 특정활동 비자(E-7)를 발급해주는 유학생 특례제도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국인 교육 수료생이 조선업 관련 기업으로 취업할 때 지급하는 채용지원금(월 60만원) 지급기간도 내년부터는 현행 2개월에서 6개월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는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 52시간 근로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현장의 상황에 맞춰 근로시간을 조절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52시간 근무제는 조선사는 물론 협력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의 경우 숙련공이 중요한데 외국인 근로자가 이를 해결하긴 역부족이다"며 "과거 구조조정으로 현장을 떠난 근로자들이 돌아올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선협회 연구 용역 결과, 조선 산업 인력 수급을 위한 3대 전략으로 ▲미래 신시장 대응 맞춤형 인력양성 확대 ▲안정적인 인력 유입 환경 조성 ▲인력 수급 생태계 고도화 기반 마련 등이 제안됐다. 11개 추진 과제로는 ▲수도권·지역 연계 및 현장 맞춤형 인력 양성 사업 등을 통한 인력 양성 채널 확대 ▲대중소형 기업 연계 상생 협력형 인력 양성 ▲조선 산업 브랜드 가치 제고 ▲고용 촉진형 보상 체계 구축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 근로 환경 강화 ▲외국인 인력 활용 확대 ▲인력 매칭형 통합 플랫폼 구축 등이 제시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이 가상 조선소 플랫폼인 '트윈포스'를 통해 야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조선업계 수주 훈풍…인력난 해결 위해 스마트조선소 구축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부터 호황에 돌입하면서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20억6000만달러 규모 184척을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치를 126.5%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도 현재까지 LNG선 36척·컨테이너선 6척·해양플랜트 1기 등 총 99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인 89억달러의 111%를 채웠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9척, 74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 88억 달러 중 84%를 달성한 상태다.

 

이에 조선 3사는 수주 물량 추가확보와 함께 전통적인 인력 충원만이 아닌 자율운항, 스마트조선소 등으로 조선업의 첨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작업 관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FOS 프로젝트에 착수, 총 3단계에 걸쳐 2030년까지 스마트조선소를 구현할 계획이다.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지도의 선박을 클릭하면 실시간 건조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보여주는 가상 조선소 플랫폼 '트윈포스'를 내년까지 고도화한다. FOS 2단계인 '연결되고 예측가능한 최적화된 공장'은 2026년 구현 예정으로, 건조 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한다.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매년 절감되는 생산비용이 약 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종 단계인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에서는 모든 공정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검증(CPS)을 통해 지연과 재고를 줄이고, 스마트 기술과 로봇으로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리드타임) 30% 단축, 낭비 Zero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FOS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팔란티어의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Foundry)'를 조선해양 부문 전 계열사에 도입한다. FOS 프로젝트에 파운드리를 활용, 전 공정에 첨단 자율운영 조선소 기반 구축의 핵심인 디지털 트윈을 구현할 계획이다.

 

스마트SHI 비전

삼성중공업은 모든 조선업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조선소 모델인 '스마트 SHI' 구축을 2019년부터 추진 중이다. 먼저 현재 용접, 품질검사 등 다양한 조선 공정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용접 공정의 70%를 자동화한 상태다. 용접로봇은 현재 8대 가량 도입됐으며, 내년까지 24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근로자 근력보조용 장비인 웨어러블 장비를 올해까지 100대 도입할 예정이며, 도장용 로봇 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다.

 

또 디지털 전환을통해 조선소 내 모든 정보를 정보기술(IT)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과거엔 작업 진행 상태를 일일이 기록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관리했다면, 앞으로는 자동로봇 기계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장착해 데이터를 자동으로 축적하게 된다. 선박 도면을 종이에 출력해 사용하던 시대를 끝내고 모바일·태블릿PC를 이용해 3D 도면을 보면서 건조 작업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의 단계별 운항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향후 2025년까지 부분 자율운항 계획도 내세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아울러 열간가공, 용접, 절단, 전선포설 등 다양한 선박 건조 공정에 로봇을 도입 중이며 향후에도 로봇 공정 도입을 넓힐 방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 호전은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력난 해결과 기술 경쟁력 확보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조선산업 특성에 맞춰 노동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전경.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