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상단 13년 만에 '7%'넘어
금융위기 당시 연 8% 시대 코앞으로
코스피 작년 최고점 대비 '33% '하락
정부의 빠른 시장안정조치 이뤄져야
시중은행 주요 대출 금리 상단이 모두 7%를 넘어서면서 '초 고금리 시대'가 개막했다. 금융·부동산·주식시장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상황이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시중은행 주요 대출 금리 상단이 모두 7%를 넘어서면서 13년 만에 금리 7%시대인 상황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970∼7.499% 수준이고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5.360∼7.431%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역시 5.953∼7.350%, 전세자금대출(2년 만기) 최고 금리도 7.248%까지 오르면서 7% 중반대로 치솟고 있다. 시중은행 7%대 금리는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금융 경색이 심화됐던 2008년 말 8%대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금리가 하락해 2009년 7%대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 8% 금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10월에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p) 인상했다. 올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10월까지 사상처음 다섯차례 연속 금리인상이다.
11월 예정된 금통위에서도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금리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0% 수준에서 3~3.25%까지 올린 상태로 한국은행과 다르게 회의가 2번 남아있어 연 4%를 넘어 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금리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빅스텝을 단행 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 8% 시대에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8년 당시 연준은 2년1개월간 기준금리를 4.25%p 올리면서 연 5.25%를 기록해 금융시장에 신용경색 현상이 초래됐다.
미국의 금융위기 여파는 우리나라까지 피해를 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550원까지 상승했고, 주식시장과 부동산 가격은 40% 이상 폭락했다.
현재는 원·달러 환율 1430원으로 1년 새 20% 상승했고, 코스피지수는 작년 최고가 대비 33%나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주간기준 0.28% 하락하면서 10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632%로 2011년 3월 8일(연 4.68%) 이후 최고치(채권값 최저)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제2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선 정부의 시장안정조치가 빠르게 이뤄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1분기께 금리가 정점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어 내년에 대규모 유동성 위기가 두어 차례 올 수 있다"며 "그때도 이번과 같은 유동성 공급 조치를 실행해야 할 텐데 금융시장안정화기구를 미리 정비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직후 금리를 올려 건전한 기업이 무너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도 역시 위기가 온다면 밖이 아니라 안에서 올 수 있다"며 "민간 부채가 많은 상태에서 언제 위기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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