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이 금융 업계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 있어
1년물 예금 과열 경쟁, 6개월 짜리 단기 예금으로 옮겨 가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이 6개월짜리 단기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1년물 정기예금 금리 경쟁이 6개월짜리 단기 예금으로 옮겨간 탓이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3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정기예금(6개월)의 평균 금리는 3.82%를 기록했다. 9월 말을 시작으로 한 달 새 무려 1.47%포인트(p) 상승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2년물 정기예금의 경우 1.22%p 상승했고, 3년물은 1.09%p 올랐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1년물 정기예금(1.54%p)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PF에 돈줄이 막히자 자금을 조달하려는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부동산 PF 부실이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6개월짜리 예금 상품 등 단기로 자금을 수신하는 경우 저축은행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1년물 예금의 금리를 인상해도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상위 5곳 저축은행(OK·SBI·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금액은 2조80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6.6% 상승했다. 아울러 일부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관련 대출에 손을 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가 미분양 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진행하는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미상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부실과 함께 저축은행의 1년물 예금 경쟁이 과열되자 6개월짜리 단기 예금으로 여파가 옮겨간 것 또한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6개월짜리 단기 예금은 저축은행 입장에서 자금 운용이 어렵다. 예·적금을 통해 자금의 대부분을 수신하는 저축은행의 특성상 단기로 조달할수록 유동성이 떨어져 대출 등 사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 특히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 사업을 펼치는 저축은행의 특성상 상환 리스크도 존재해 단기 자금 조달은 운영에 어려움을 가중한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바뀌는 것 또한 문제로 떠오른다. 통상 예금의 경우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자금을 묶어 놓을수록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금이 묶이지만 높은 금리를 제공 받아 목돈을 만들 수 있으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물 예금의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2~3년물 예·적금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예금의 경우 적금에 비해 자금에 대한 구속력도 떨어진다.
실제로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정기예금 중 6개월짜리 예금이 1년물 예금과 같거나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상위 10개 중 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저축은행 실무자는 "당장 상위 저축은행은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겠지만 지방이나 소규모 저축은행은 부실 위험이 커지거나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며 "6~12개월짜리 단기 예금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들은 2~3년물 예금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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