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가 최근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가 연이어 원금손실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 연계 ELS 자사 상품들이 원금 손실구간에 들어갔다고 공지했다.
ELS는 기초자산인 지수나 개별종목 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도록 만들어진 파생상품이다. 그러나 기초자산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 크게 움직일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50~60% 수준에서 녹인 배리어(원금손실기준)가 설정되는데, 기초 지수가 이를 밑돌면서 원금 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품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원금 손실 공지가 나온 상품들 대부분이 지난해 발행된 ELS가 대부분이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1만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들어 8188.76로 시작해 최근에는 5000선 마저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에 홍콩H지수를 기초로한 10조원 가량의 ELS 상품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한 공모 ELS 발행규모는 10조5520억원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녹인 구간이 5500포인트 위인 상품이 2조8000억원, 5000~5500포인트 사이에 있는 상품이 3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의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녹인이 발생하더라도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만기 시점까지 일정 지수대를 회복할 경우 기존에 약정된 수익을 보장받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LS 상품은 2~3년 정도 만기형으로 발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손실구간에 들어갔다고 해서 곧바로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손실구간에 들어간 상품이 최종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금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홍콩 지수의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주석 3연임에 이어 상무위원 전원이 시 주석 최측근으로 결정되면서, 1인 권력 강화 및 반시장적 정책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외국인 투매로 연결된 것"이라면서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증시 부양의지가 없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금융시장과 경기간의 탈 동조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홍콩 주식시장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증권사의 ELS 헤지 손익 악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악화하면서 증권사에서 자체적으로 헤지를 하는 경우 특히 손실이 클 수 있다"며 "유동성 위험 및 마진콜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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