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과 지자체 보증 채권 부실 등 여전채 상승 '방아쇠'
여전채 금리 상승과 대출 상품 금리 인상 함께 가기 어려운 '이중고'
여신전문금융채권의 금리가 6%를 돌파했다. 강원 레고랜드발 스노우볼이 여전채까지 영향을 끼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여전채 금리 또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21일 기준 여전채(3년물) 금리는 6.08%로 하루 사이 0.12%포인트(p) 상승했다. 연초 대비 3%p 이상 올랐다. 레고랜드의 상환 리스크가 커지면서 여전채 상승에 방아쇠를 당겼다. 여전채를 통해 70%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불가피한 모습이다.
레고랜드 여파로 채권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발생한 채무에 대해 강원도가 보증에 나섰지만,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채권 시장이 술렁이기 시작한 것. 통상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자체 보증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강원도가 보증한 상품이 부도가 나면서 채권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제일 먼저 피해가 나타난 것은 2금융권이다. 조달 비용 상승으로 대출 상품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여전채 금리 상승 속도에 맞춰 대출상품의 금리를 함께 인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신금융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곳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9월 평균 카드론 금리는 13.03%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대비 여전채 금리는 3.0%p 이상 상승했지만 12%선에 머물던 카드론 금리 상승은 1.0%p 미만으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 상승과 대출상품 금리를 비례해서 인상하는 것은 대출 상품의 경쟁력 악화를 가져올 뿐더러 취약차주까지 발생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카드사들이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조달 비용 인상을 늦추고 있는 것도 이와 맞물린다"고 밝혔다.
캐피탈사의 경우 카드사보다 어려움이 가중된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조달비용이 카드사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AA+등급의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캐피탈사는 AA등급의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카드사와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2금융권의 위기는 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불안정 등 실질적인 문제가 여전하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긴급 투입했지만 이마저도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20일 금융위원회가 투입을 예고한 채안펀드의 대부분은 회사채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여전채 시장 진정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회사채와 여전채 순유출액이 이달에만 5조원에 가까워 1조6000억원 규모의 채안펀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경직된 채권 시장에 유연함을 주며 투자 심리를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통상 여전채 스프레드의 경우 0.4~0.5%p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채권 시장에서 여전채가 가장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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