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0억8800만원 과징금, 법인 검찰에 고발
현대차 등 완성차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인 피에이치에이(구 평화정공)가 2차 협력사 기술을 빼돌리다 적발돼 10억대 과징금에 검찰 고발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협력사 기술자료를 유용한 피에이치에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88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피에이치에이는 2019년 6월 부품을 납품하던 A 협력사가 회생절차를 밟게 되자, 부품 도면을 포함한 A 협력사 자산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자산 인수 비용이 예상보다 증가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2019년~2020년 A 협력사의 기술자료인 도면을 4차례 유용하고 결국 자산 인수는 하지 않았다.
기술유용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A 협력사 도면 보유자인 B 업체(A 협력사의 퇴직자가 설립)에 A 협력사의 도면과 동일한 도면 19건을 제작토록 하고 이를 C 협력사에 제공토록 해 이원화 금형 개발에 사용했다. 피에이치에이는 이에 앞서 법률검토를 통해 피에이치에이가 A 협력사 도면을 제3자에게 직접 제공할 경우 하도급법에 위반될 법률적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피에이치에이는 또 자신이 보유하던 A 협력사의 도면 41건을 협력사 로고를 삭제하는 등 일부 수정해 자사 도면으로 등록했다. 또 C 협력사에 A 협력사 도면 23건을 제공하거나, C 협력사에 도면 39건을 재차 제공해 이를 근거로 부품을 제조·납품토록 했다. 단종 품목을 제외하고 일부 품목은 현재까지도 납품 중이다.
A 협력사의 생산설비와 도면은 피에이치에이에 납품하는 부품의 공급만을 위한 자산이었는데, 피에이치에이가 A 협력사의 회생절차 중 법원의 허가를 얻어 매입한 A 협력사의 자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A 협력사는 결국 경영난으로 2020년 8월 파산했다.
공정위는 피에이치에이가 거래과정에서 A 협력사에 기술자료에 대한 대가를 지급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의 허가 등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어 이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회생법인인 A 협력사 재산의 처분을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피에이치에이는 또 A 협력사에 22건의 도면을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했고, A 협력사를 포함한 5개 업체에게 요구목적 등을 기재한 기술자료 요구서를 교부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피에이치에이가 A 협력사 자산 인수 목록 조사, 이원화 목적 등으로 A 협력사에 도면을 요구한 것은 위탁 목적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며, 필요최소한도의 범위를 벗어난 요구행위로 정당한 요구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안남신 공정거래위원회 기술유용감시팀장은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직권조사를 통해 원사업자가 비용 절감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수급사업자 기술만 탈취한 행위를 적발·제재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위가 기술유용행위 사건에서 최초로 수급사업자의 동의를 얻지 않는 한 원사업자 자신의 도면으로 보관하고 있는 기술자료를 30일 이내 반환 또는 폐기하도록 시정명령을 부과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사용행위를 근본적으로 시정했다는 평가다. 재방방지명령만으로는 수급사업자 기술자료가 지속사용될 수 있어 위반행위가 근본적으로 시정되기 어렵다는 그간 비판을 반영한 조치다.
한편, 공정위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이라는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수시 직권조사 실시, 정액 과징금 상향, 현행 한시조직인 기술유용감시팀의 정규직제화 및 인력 확충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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