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에 심각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다. 한국은행에서는 소비자물가 정점을 오는 3분기 말, 4분기 초로 보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3%대에서 3~4월 4%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5월 5.4%에 이어 6월 6.0%까지 올라선 것이다.
소비자물가가 높게 치솟은 영향은 외식뿐 아니라 농산물 가격 등이 크게 오르면서다. 같은 기간 농축수산물이 7.1%로 가장 많이 올랐다.
그 중에서도 채소류 가격은 전년보다 25.9% 뛰었다. 2020년 9월(31.8%)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올여름 무더위에 작물의 생육 부진과 심각한 출하량 감소 등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또 비료 가격 인상으로 생산비도 상승해 채소류 등을 포함한 농축수산물이 크게 올랐다. 채소류 같은 농산물 가격 상승은 장바구니 물가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폭우는 물류, 식료품 관련해서 비용을 높인다"며 "이런 상황 자체가 물가 압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식료품 공급이 원활해져야 하는 시기인데 장마가 계속되면서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이 아니더라도 향후에 식료품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미래 물가상승률) 역시 심상치 않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전월보다 0.8%포인트(P) 높아졌다. 2008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전월 대비 상승폭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한은에서 예상하는 물가 정점은 오는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다.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등 안정세를 보이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정점은 기본적으로 올해 3분기 말이나 4분기 정도로 보고 있다"며 "선물시장에서 국제유가가 연말 정도면 90달러 선으로 가고 내년에는 80달러 중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이런 것들을 반영하면 한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에 정점을 갖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7월 소비자물가가 6월에 이어 6%대를 기록했지만, 전월비로 상승률 둔화세가 3개월 연속 지속됐다"며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유효한 가운데 태풍·폭염 등 여름철 기상 여건,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높지만 이러한 월간 상승률 둔화 흐름이 지속된다면 물가 상승률이 7%대로 높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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