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오르자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월 이후 3%대까지 올라섰다. 국제식량가격 상승이 식료품(가공식품·농축수산물) 및 외식 물가 등으로 광범위하게 파급되는 현상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미래 물가도 3%대 깜빡이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 따르면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4월 이후 3%대로 상승했다. 물가 오름세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도 꾸준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 및 외식을 중심으로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에너지(기여도 1.80%포인트), 식료품(0.96%포인트) 및 외식(0.94%포인트)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4%)의 68.5%에 기여했다. 생활물가 상승률도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4.1%에서 5월 들어 6.7%까지 상승했다.
국채금리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BEI(10년물 기준)도 지난해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물가흐름은 최근의 여건변화를 감안할 때 지난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차질 심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회복세 확대 등이 상방 리스크다. 국내외 경기회복세 둔화, 원자재 수급여건 개선 등도 하방 리스크로 잠재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상방 리스크가 우세하다.
자칫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물가 여건은 지난 2008년 상반기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진행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오름세가 이처럼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주 미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 소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향후 국내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 및 금리 상승 과정에서의 취약계층 보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자지급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워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라며 "정책공조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미시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식량가격 오르자 국내 식료품도 '껑충'
앞으로가 문제다. 국제식량가격이 향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한은은 이날 BOK이슈노트 '최근 애그플레이션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최근 국제식량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등으로 상승세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는 올해 3월중 곡물과 유지류를 중심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5월중에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최근의 국제식량가격 상승세는 지난 2011년 급등기에 비해 오래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수급 상황 악화(공급차질 및 수출제한), 생산비(비료가격) 상승 등은 상당기간 국제식량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주요 전망기관들은 하반기 중 곡물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구조적인 요인과 함께 작황 부진, 수출제한 확대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바이오연료로의 생산전환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 등이 중장기적으로 공급 증가세를 제약하면서다.
특히 올해 주요 곡물의 소비 대비 재고 비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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