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지 않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부모 중 아빠 비중이 22.7%로 처음 20%를 넘었다는 통계가 그렇다.
대한민국 남성 직장인 10명 중 2명은 육아휴직을 썼다는 의미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그들 대부분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속해 있었다.
전에 육아휴직 간 직장 선배나 동료의 선례가 있고, 업무 공백을 대체할 인력이 충분한 그런 근로 환경이 갖춰진 곳이다. 다시 말해, 육아휴직을 쓴 20% 남성은 눈치 덜 보는 직장에 다니는 아빠들이다.
통계를 뒤집어 보면 육아휴직의 80%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다. 아빠 육아휴직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체감할 수 없는 이유는 '남자가 왜 육아휴직을?' 이해 못 하는 직장 문화와 승진에서의 불이익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 돌봄을 선택한 뒤 업무 평가가 나빠져 승진이 안 되거나 경력이 단절되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주저하게 만든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육아 휴직자의 3분의 1은 복직을 못 하거나 반년 안에 사표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민국 아빠들은 '라떼파파(Lattepapa)'로 불리는 스웨덴 아빠들과 대조적이다.
1974년 세계 최초로 '부모 공동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한 스웨덴은 일·가정 양립을 통해 오래 전부터 남녀평등 문화가 자리잡았다. 어느 직장이냐 상관없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른 한 손에 유모차를 끌며 육아하는 남성을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다.
최근 두 번째 육아휴직 체험기를 책으로 펴낸 임석재 작가는 "복직 후 개인의 인생과 가정생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에 대한 걱정과 불확실성"이 육아휴직의 걸림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직장 선후배 및 동료의 격려 속에 무사히 복직했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썼다. 육아휴직 후에도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속내가 들어나는 말이다.
임 작가가 쓴 첫 번째 책 제목이 <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 였다. 두 번째 책은 <가장 보통의 육아> 라고 제목을 썼다. 가장> 아빠의>
그의 제목처럼 남성에게 위대한 일이었던 육아휴직이 보통의 일이 될 때 우리 주변에서도 '라떼파파'를 흔히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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