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조립공장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의 생산을 위해 분주했다.
생산 직원들은 폭 2m의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줄지어 이동하는 캐스퍼의 조립에 여념이 없었다. 이는 캐스퍼가 출시와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자 대기 고객의 기다림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 직원들도 생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기업이자 전국 최초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양산 1호 차 캐스퍼 생산의 의미와 과정, 그리고 성공비결과 향후 과제 등을 점검해본다.
◆23년 만의 완성차 공장 준공…상생협력으로 만들어진 캐스퍼
GGM의 조립공장은 차체를 용접하는 차체공장, 색을 입히는 도장공장에 이어 마지막으로 차가 완성되는 조립공장으로 이어진다. 차량의 뼈대를 만드는 차체공장과 도장공장은 첨단 장비를 도입해 자동화에 가깝다. 차체 공장은 29명의 직원이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마지막 조립공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곳에서는 캐스퍼의 엔진과 미션, 전장부품, 시트 등을 장착한 뒤 완성차가 출고장으로 나간다.
GGM은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 시간, 협력업체 간 동반선장 및 상생협력, 그리고 소통과 투명 경영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탄생한 완성차 공장이다. 최신 공장 답게 내부를 온통 친환경 시설로 꾸몄다. 공장과 공장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화단에는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근로자의 평균 나이는 28세(총 근로자 570명)인 만큼 공장 내부 분위기는 밝았고, 이곳은 업무 시간에 휴대폰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민감한 젊은 직원들이지만 모두가 동참해 생산성과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GGM이 출발부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도 노사 상생을 실천하면서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려는 직원들의 노력이 밑거름이 결실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또 첨단 장비들도 안정적인 생산을 이끌어 내는데 한 몫했다. 캐스퍼의 차체를 실은 컨베이어 벨트는 근로자가 편안한 위치에서 차량을 조립, 생산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높낮이를 맞췄다. 또 젊은 근로자가 많지만 이들은 '기술 레벨2'를 달성하는 등 생산 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기술 레벨2는 정해진 시간 안에 최고 품질을 생산해내는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실제 양산에서 차질없는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을 뜻한다. 이들은 입사 후 400여번 차를 뜯고 다시 조립하는 훈련을 거쳐 레벨 2 자격증을 획득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레벨 2는 총 5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덕분에 한 곳에서 매번 똑같은 업무를 되풀이하지 않고 다른 라인으로 재조정해 업무를 진행하는 등 직원들간의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립공장 곳곳에 붙어 있는 '상생과 최고 품질, 성공적 양산 목표 달성'이라는 슬로건은 물론 직원들이 자필로 작성한 '최고의 품질과 상생으로' '세계를 품자' '자동차의 안전은 GGM이 만든다' 등의 문구에는 전 직원의 목표와 염원이 느껴졌다.
이곳에서는 현재는 내연기관의 엔트리 SUV를 생산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 확보와 새로운 라인을 설치하지 않고도 다른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GGM 세계 최고의 車 위탁생산 기업으로 거듭나야
GGM이 마침내 성공적인 양산에 들어감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와 향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지난 9월 15일 첫 차 생산을 시작으로 올해 1만 2000대, 내년 7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목표가 달성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협력업체나 자동차 부품업체 등 관련 업체의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순항하고 있는 GGM이 장기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동반성장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상생을 실천하고 최고 품질을 확보,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품질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한시도 방심하지 않고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는 노사 상생이다. 현재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로자 대표와 회사 측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하고 해답을 구하는 구조를 갖추고 노사 상생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노사가 분쟁이나 파업 없이 상호 존중하면서 상생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가 갖춰지면 GGM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생은 신뢰가 쌓였을 때 가능하고 신뢰는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만큼 광주시 등에서 약속했던 주거지원 등 사회적 임금에 해당하는 복지정책을 좀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
박광태 대표이사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회사 설립 2년 만에 양산 1호 차를 생산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우리가 생산한 캐스퍼가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 말할 수 없이 기쁘면서도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상생을 실천하고 최고 품질을 확보해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 전문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광주=양성운기자 ysw@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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