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속옷업체들이 보수적인 시각에서 제품 개발과 홍보에 매달리는 사이, 신흥 이너웨어 브랜드들이 MZ세대들의 특징을 꿰뚫는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이나 온라인 등에서 디지털 테크 등을 접목한 소비자 중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성과를 내고 있다.
◆'자기몸긍정주의' 현상 포착, 편한 속옷 열풍 주도
몇년 전부터 2030 세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자신이 가진 신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바디 포지티브(자기몸긍정주의)'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사회가 정한 사이즈나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이런 추세는 특히 여성 속옷 시장에도 변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섹시함 등 심미적 측면이 강조되던 과거의 꽉 끼고 불편한 제품보다는 편안함과 기능성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슬림9, 비브비브, 더잠 등의 신흥 이너웨어 브랜드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잘 포착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이러한 사회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슬림9의 대표 브래지어는 와이어가 없는 심리스 제품이다. 원단 사이의 봉제선이 없는 열 접착 공법으로 제작해 착용 시 몸에 배기거나 걸리는 부분 없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히든 후크 형태라 속옷 라인이 보이지 않도록 커버업도 가능하며, 브라 패드의 사이드 부분을 단계적으로 채워주는 소프트 볼륨 몰드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선사한다.
팬티 제품도 부드러운 프리컷 원단으로 재봉선이 없어 라인이 드러나지 않고 몸에 가볍게 밀착된다. 단처리 부분에 2중 밴딩 접착으로 늘어남과 말림 현상을 최소화했으며, 민감한 부분에 닿는 클러치는 100% 면 원단으로 처리해 편안함을 더했다.
원테이커의 언더웨어 브랜드 더잠은 지난 5월부터 '브라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더잠은 브라연구소를 통해 소비자 개개인의 가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국내 바디 포지티브 문화를 중심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비브비브는 어떠한 보정도 거치지 않은 진짜 여성의 바디를 보여주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 주목받은 바 있다. 다양한 체형을 강조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제 제품들도 다채로운 사이즈와 종류,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고 있다.
◆온라인·SNS 특화 IT 기술 및 데이터에 기댄 서비스
신규 속옷 브랜드들은 고객에게 더 좋은 구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홈페이지 및 모바일 SNS채널을 특화하고 IT기술을 접목,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별 중심 서비스를 선사하고 있다.
요즘 속옷 브랜드들은 웹과 모바일에서의 사용성, 개인화 서비스, 사후 관리 지원 등 고객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객 관계에 있어서 전통 이너웨어 브랜드보다 고객과의 친밀감을 더욱 유지한다. 실시간으로 소비자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디지털 내에서 고객의 활동 및 상호작용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신규 브랜드들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예를 들어, 더잠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고객이 자신의 신체 사이즈의 자사의 속옷 사이즈를 몰라도 제품을 구매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데이터에 따른 예측 사이즈 등을 제품마다 제공하고, 영업시간 내 직원의 실시간 채팅 서비스 등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브랜드들은 여러 데이터 중에서도 '고객이 직접 남긴 후기'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슬림9에 따르면 자사 대표 제품인 네모팬티는 "몸통과 다리를 조이지 않고 편했으면 좋겠지만 동시에 몸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홈페이지 및 모바일 페이지의 고객 요청에 의해 탄생했다. 언더웨어를 만드는 입장에서 두 가지 요청이 상반된 내용이라 생각했으나, 약 20차례의 개선을 통해 0.5㎜ 길이와 두께 차이에서 품질 만족도가 달라짐을 발견했고, 이는 고객들의 호응과 폭발적인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스타트업 보고 배우는 전통 기업…신규 브랜드 따라잡기
기존 속옷업체들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젊은 매장·상품'을 콘셉트로 내세우며 재기를 도모하는 등 다양한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비비안이 압구정 로데오에 카페와 매장을 접목시킨 브랜드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는 것도 이 같은 전략 가운데 하나다.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비비안과 해외 유명 란제리 브랜드를 비롯해 애슬레틱 캐쥬얼 브랜드 '그라운드브이(Ground V)를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매장 1층은 '카페브이'란 이름으로 낮엔 카페, 밤엔 샴페인 바를 운영한다.
비비안 측은 해당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색 매장으로 꾸미기 위해 약 반년 동안 공들였으며, 매장에 여유롭게 머물면서 쇼핑도 즐길 수 있게 하며 고객 유입을 노리고 있다.
쌍방울은 대표 브랜드 트라이의 히트업을 포함해 올해 처음 선보이는 무봉제 커팅 기법을 활용한 심프리 가을/겨울 내의로 젊은 세대를 공략 중이다. F/W 시즌 이지웨어, 원마일웨어 라인을 확대하기도 했다. 삼각라인의 언더웨어 대신 편안함을 선사하는 트렁크 스타일의 '하나만' 시리즈를 선보였고, 집콕 패션 트랜드에 맞춰 원마일웨어 브랜드 '홈엔'도 새롭게 론칭했다.
기존 속옷 브랜드들은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것도 꾀하고 있다. BYC는 라이브 커머스 통해 유통망 확장을 계획한 바 있다.
BYC 관계자는 "다양한 층의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다양한 채널에서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속옷 업계 관계자는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기존 속옷업체들이 젊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며 "쌍방울과 BYC 등 대표적인 기성 브랜드는 재래시장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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