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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몇 해 전의 일이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인생책으로 '대망(12권)'을 추천해 주셨다. 몇 개월 동안 빠져 들었던 인상 깊은 책으로 기억한다. 일본 전국시대 3대 영웅을 그린 소설이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인공이다. 세 명의 영웅은 성격은 물론 리더십이 독특했다. 에도시대 말기 다이묘(지방호족)였던 마쓰라 세이잔은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 3인의 인생관을 '두견새'라는 제목의 유명한 일본시조(하이쿠)를 통해 표현했다. '오다 노부나가는 누군가 두견새를 보내왔는데 두견새가 울지 않는다면 목을 쳐 죽이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게 만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노부나가는 칼날 같은 성품의 소유자였다. 난세를 바로 잡는 것은 오로지 '힘'이라고 확신했다. 히데요시는 늘 기회를 잘 포착하고, 적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이에야스는 노부나가 처럼 날까롭지 않고, 히데요시 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부드럽고, 검소했다. 위기가 오면 인내로 버텼다. 그리고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 위해 애썼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가 대권을 꿈꾸고 있다. 여당은 대표선수가 정해졌다. 야당은 곧 정해진다. 유력 주자 3명을 지켜보는 시각도 모두 다를 듯 하다. 여당 후보는 노부나가를 닮았다. '한다면 한다'는 측면에서 흡사하다. 과거보다는 앞만 본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배짱을 가졌다.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목을 칠 기세다. 시원한 사이다로 표현되기도 한다. 야당 유력후보 가운데 한 명도 노부나가를 떠올리게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 국민이 불렀다고 한다. 그는 난세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힘'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 또다른 후보 한 명은 히데요시에 가깝다. 전쟁을 좋아한다. 상대를 마음먹은 대로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편이다. 걸쭉한 입이 자주 구설에 오른다. 아직까지 이에야스에 가까운 인물은 유력후보로 떠오르지 않았다. 260여년 동안 일본의 평화를 이끌었던 이에야스가 현재 대선 정국에선 없다. 노부나가는 마음에 상처를 준 심복에 의해 49세의 나이에 최후를 맞았다. 히데요시는 천하를 통일하고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하나의 복(자식 복)이 없었고, 63세에 이슬로 태어나 이슬로 사라질 운명이라고 탄식하며 눈을 감는다.

 

#.가계부채와 대출규제가 최근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화두다. 두견새가 울지 않는 것 처럼 가계부채가 줄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꼭 틀어 막거나, 줄어 들게 하거나, 줄어들때까지 기다리거나. 금융당국은 첫번째를 선택했다가 대통령의 일침에 두번째로 돌아섰다.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세대출 길은 터놨다. 하지만 나머지 주담대,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대출을 규제하고 있다. 서민들의 전세계약은 일상 처럼 이뤄지게 하고 주택담보대출은 억제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 기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경기회복이란 전제가 필요하다. 문제는 돈 있는 사람만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슬픈현실과 마주하는 것이다. 미리 돈을 빌렸던 사람은 집을 사고 머뭇거렸던 쪽은 기회마저 잃었다. 가계부채 줄이기의 핵심은 금리다. 금리가 오르고 더 오를 개연성이 있다면 돈을 빌리기 어렵다. 결국 금리인상이 가계부채를 줄이는 트리거(방아쇠)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족도 금리 앞에선 버틸 수 없다.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 해야 한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박승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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