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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빈수레가 요란한 전문대 '전문기술석사과정'

정책사회부 한용수 기자

내년부터 전문대학에 석사학위 과정이 생긴다. 정확히 얘기하면 전문기술석사과정이다. 전문대학에 전문기술석사 과정 설치·운영 근거를 마련한 개정 고등교육법과 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교육부가 2022학년도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전문기술석사는 일반 대학의 석사학위와 법적인 위상은 동일하지만, 고숙련 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직업교육 체계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대학 입장에서 보면 전문대 수업연한을 다양화하는 측면에서 숙원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대는 그간 2~3년제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일반대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짧은 교육을 통해 교육비는 적게 들면서도 취업에는 유리한 직업전문교육기관의 역할을 맡았지만, 취업처 등의 한계도 명확했다. 이후 심화과정을 통해 일반 4년제와 동등한 학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게 됐는데, 이제는 석사학위까지 가능하게 됐다. 법적으로는 명실상부한 고등직업전문기관의 위상을 갖추게 된 셈이다.

 

하지만 빈수레가 요란한 걸까. 내년 전문대학에 생기는 전문기술석사과정은 매우 한정적인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은 사실상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인 마이스터대 시범사업에 선정된 5개 대학 그룹에만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당 전문기술석사 정원은 15~30명 수준으로 총 100명 내외 정원의 전문기술석사과정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석사과정 정원을 만들려면 전문학사 정원을 같은 비율로 감축해야해 대다수 전문대학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꾸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전문대학의 숙원사업인 수업연한 다양화의 길을 터주면서도 대학 입학정원감축을 추진하는 셈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전문대학도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린 상태인데, 신입생 모집 정원을 줄이는 대신 수요도 크지 않은 전문기술석사학위과정을 쉽게 만들 수 있을까? 더욱이 감축해야 할 전문학사과정은 2~3년제인데, 전문기술석사과정은 2년으로 대학 입장에선 총 수업연한이 오히려 짧아진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정원내 모집을 기준으로 2020학년도 전국 134개 전문대학의 학생 충원 현황을 보면 94.4%로, 전체 전문대 중 절반 이상인 78곳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내년엔 대학당 20억원씩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 전문기술석사과정이 운영된다고 해도, 시범사업으로 끝날 경우 해당 과정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전문기술석사 학위자의 사회적 수요도 아직 명확하지 않아, 당분간 학사학위를 받고 회사에 다니는 재직자 위주의 재교육 과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를 위한 마이스터대 도입은 단기교육-전문학사-전공심화과정(학사)-전문기술석사과정으로 이어지는 직무 중심의 고도화된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편성돼야 의미가 커진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의 앞 단계인 전문학사 과정을 줄이면서 그 윗 단계의 과정을 새로 만드는 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허망한 일이 될 수 있다. 마이스터대 도입 취지에 맞춰 다수의 전문대가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고등직업교육 체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전문기술석사과정의 정원 편성 방법은 재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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