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8월에도 '반도체 비전 2030'을 비롯한 3년간 180조원 투자를 약속했던 바 있다. 이번에 편성한 투자금액은 예전보다 60조원이나 증액한 것. 삼성전자의 1년 매출을 상회할 뿐 아니라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인 120조원의 2배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그만큼 향후 3년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중 180조원을 국내에 투입한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그리고 통신 장비와 인공지능(AI) 및 로봇 등 미래 산업을 준비하는데에 쓰기로 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사업은 단연 반도체다. 130조원 가량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올 들어 글로벌 반도체 산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도 이 부회장 부재로 그렇다할 대응에 나서지 못한 상황. 대대적인 투자로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연평균으로 보면 40조원으로, 지난해 투자액보다 30% 가량 많은 금액이다.
그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 육성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비전2030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서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긴 했지만, 여전히 점유율 1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가장 유력한 투자처는 최첨단 공정이다.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EUV 공정을 시작하며 한 발 앞서긴 했지만, 경쟁사들도 빠르게 추격하며 EUV 장비 확보조차 쉽지 않게 됐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을 직접 찾으면서까지 장비 확보에 힘을 기울였던 만큼, 대규모 투자와 생태계 조성이 기대된다.
3나노 이하 공정 양산도 더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EUV 뿐 아니라 삼성 파운드리의 초격차 기술 핵심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조기 적용이 관건이다. GAA를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면 TSMC에 한단계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해외에 투자할 60조원 중 20조원은 미국 현지 팹 증설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초 투자를 공식화한 상황, 텍사스와 뉴욕 등 현지 정부와 세제 혜택 등을 조율 중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팹은 최첨단 설비를 활용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현지 팹리스들을 적극 공략할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성장 사업에도 20조원이 배정됐다. 바이오와 차세대 통신, IT 등을 통틀어서다. 5G와 6G 통신 장비를 비롯해 빅스비와 자율주행 등 미래를 위한 투자다. 동남아 등 해외 거점에도 10조원을 들이기로 했다.
특히 바이오 산업은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4공장에 더해 5~6공장까지 증설하겠다는 계획이다. 4공장 투자액이 1조7400억원 규모인 만큼, 5조원 가량을 공장에만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개발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입할 전망이다.
3년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대규모 M&A에도 30조원 가량을 쓸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 반도체 기업인 NXP 인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반도체 쇼티지 이후 인수 금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실상 포기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비롯한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나,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M&A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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