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시행하는 '성인지 교육' 자료에 남성혐오와 북한군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사용돼, 군 내에서 '군인들을 맥이고 있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맥인다'는 상대방을 곤경에 빠트리거나 조롱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성인지 교육은 성 감수성과 관련된 인지력을 높여 군 구성원 모두가 성에 대한 배려심을 기르기 위해 실시된 교육이다. 성인지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군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하지만, 군 당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성인지 교육의 내용에는 상당한 거부감이 나타나고 있다.
◆성인지 교육, 남성혐오의 '메갈리아 상징'이 등장?
21일 페이스북 군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는 국방부의 성인지 교육 동영상 자료에 남성혐오주의인 '메갈리아'의 상징이 의도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메갈리아의 상징인 'ㄷ자'형태의 손가락 모양은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5월 초 GS25 편의점도 캠핑관련 굳즈 홍보물에 메갈리아의 상징과 유사한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일은바 있다. 때문에 군 당국이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대전은 '자신을 현재 복무 중인 장교'라고 소개한 A씨의 제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간부들은 성인지 교육을 소집교육, 원격교육으로 각각 연 1회씩 의무적으로 수료하고 있다"면서 "국방부 나라배움터에서 제공하는 원격교육 중 미심쩍은 이미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력예방, 성희롱예방, 성매매예방, 가정폭력예방 등 '4대 폭력예방' 교육 마지막 부분인 가정폭력예방 챕터에서 최근 큰 논란이 되었던 GS 편의점 포스터 사태에 사용된 '한국 남성의 주요 부위가 작다'는 의미를 가지고있는 그 손가락 표현이 두 차례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정훈병과 출신의 예비역 장교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의적이라기 보다는 유사한 이미지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남성이 많은 조직인 만큼, 교육내용과 상징에 상당한 배려도 필요하다"면서 "군 내에는 시각물 등을 담당하는 인력이 부족해, 외주를 주는경우가 많다. 외주 업체는 저가입찰금액으로 제작을 하고, 군은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획일적인 남성은 가해자...북한군 붉은별도 등장
성인지 교육에 대한 지적은 올해만 나온 것이 아니다. 익명의 한 육군 장교는 "그동안 성인지 교육이 천편일률적이었고 국군을 모독하는 삽화도 사용됐다"고 본지에 제보했다. 이 장교는 "성인지 감수성은 연령과 성별, 교육수준에 따라 맞춤식으로 진행돼야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이분법으로만 진행됐다"면서 "지난해 군 인트라넷을 통해 실시된 성인지 교육의 자료 10페이지에 수록된 동영상에서는 북한군 헬멧을 옮겨 놓은듯한 삽화가 사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지 교육이 취지는 살리지 못하면서 강압적이고 획일적인 내용만 담는다면 '잠자는 예비군 정신교육'이 될 것"이라며 "'맥이는 교육'이라고 조롱받고 있는 현실을 군수뇌부가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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